
외국인 선수도 없고, 간판 타자도 없고, 마무리 투수도 없다. 아무리 봐도 강 팀의 ‘필요충분’ 조건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좀처럼 질 줄 모른다. 가을만되면 죽여도 죽지 않아 ‘가을 좀비’라는 별명을 얻은 미국 메이저리그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처럼 불굴의 의지로 버틴다.
4강 꿈을 포기하지 않는 SK가 연일 극적인 드라마를 써내려 가고 있다. 10월 치른 7경기에서 5승1무1패를 기록, 4위 LG를 1.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특히 경기 내내 끌려가다가도 뒷심으로 역전극을 두 차례나 연출하며 분위기를 탔다. 지난 7일 인천 NC전에서 박정권이 개인 첫 끝내기 안타를 치더니 13일 인천 두산전에서는 김강민이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던 경기를 개인 통산 6번째 끝내기 안타로 마무리했다.
SK는 남은 세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고 LG가 잔여 2경기에서 1승1패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 LG와 동률을 이룬다. 이 경우 상대 전적에서 SK가 LG에 10승6패로 앞서기 때문에 가을 야구 티켓은 SK의 손으로 넘어온다.
이만수 SK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SK 야구가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며 “오늘 경기 결과의 힘으로 끝까지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고 희망을 얘기했다.
SK는 15일부터 두산과 두 차례, 넥센과 한 차례 맞붙는다. 외국인 투수 2명의 이탈과 햄스트링 통증을 안고 있는 중심 타자 최정의 결장이 아쉽기는 하지만 매 경기 새로운 영웅들이 탄생하고 있는 만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SK는 잔여 경기에 신예 문광은, 에이스 김광현, 채병용을 차례로 선발 등판시켜 4강 희망의 끈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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