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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시대 정점 찍어...재생에너지 기반 구축에 모든 산업 참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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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시대 정점 찍어...재생에너지 기반 구축에 모든 산업 참여해야"

입력
2014.10.1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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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작 '한계비용 제로사회'서 재생에너지와 사물인터넷 기반

협력적 공유사회 도래를 예언

검찰의 SNS 검열에 "나쁜 정책"

"스마트폰ㆍ3D 프린터ㆍ태양열 전지 정부가 모두 불법화 할 수 있겠나"

리프킨은 사물인터넷과 공유경제의 부상으로 더 인간적이고 풍요로운 미래가 올 것이라고 확신하면서도 기후 변화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더 늦기 전에 탄소 기반 체제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세계지식포럼 제공
리프킨은 사물인터넷과 공유경제의 부상으로 더 인간적이고 풍요로운 미래가 올 것이라고 확신하면서도 기후 변화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더 늦기 전에 탄소 기반 체제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세계지식포럼 제공

“한계비용(재화나 서비스를 한 단위 더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 제로 사회는 인류가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한 궁극의 매트릭스입니다. 지구의 한정된 자원을 덜 소비하면서도 활용을 최적화하는 방법이죠.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사물인터넷이 그 토대가 될 겁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대안은 없습니다. 이건 돌이킬 수 없는 변화입니다.”

근작 ‘한계비용 제로사회’(민음사 발행)에서 자본주의가 쇠퇴하고 협력적 공유사회가 온다고 예견한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대안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이면서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으로서 과학과 기술의 빌전이 경제,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온 그는 ‘노동의 종말’ ‘엔트로피’ ‘3차 산업혁명’ ‘소유의 종말’ 등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통해 미래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해 왔다.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내한한 그는 13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막을 수 없는 거대한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고 역설했다.

사물인터넷은 모든 사람을 모든 사물과 연결하는 인터넷으로 통신, 에너지, 물류를 통합한 신경망이다. 인류 역사에 없던 이 거대한 디지털 신경망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데이터 보안과 사생활 보호가 필수다. 이와 관련해 요즘 한국사회에서 사이버 망명 사태를 일으키고 있는 검찰의 SNS 검열을 언급하자 리프킨은 질문을 다 듣기도 전에 단호하게 답했다.

“그건 나쁜 정책입니다. 그런다고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음반산업을 생각해보세요. 불법복제 금지, 암호화, 처벌 등 온갖 시도를 했지만 유튜브 등을 통한 음악 공유를 막지 못했지 않습니까. 통신 인터넷, 에너지 인터넷, 물류 인터넷이 통합된 사물인터넷은 수평적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인류 역사에 없던 경제 민주화를 가져옵니다. 이건 막을 수 없는 변화입니다. 방법이 딱 하나 있긴 합니다. 정부가 스마트폰, 3D 프린터, 태양열 전지판 등등 사물인터넷 관련 기술을 전부 불법화하면 됩니다. 그런데 그게 가능할까요.”

리프킨은 사물인터넷의 특징을 개방성, 투명성, 수평성으로 요약한다. 이런 환경에서 수직적으로 결합한 피라미드 구조 경제는 쇠퇴할 수밖에 없다고 예견한다.

“싸이는 ‘강남스타일’을 유튜브에 올려서, 다시 말해 한계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전세계 10억명을 모았습니다. 현재 인류의 40%가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고 사물인터넷은 모든 지구인을 연결할 겁니다. 사물인터넷 시대의 공유사회를 살아갈 청년들이 디지털 권리장전을 인터넷에 올린다고 칩시다. 모든 재화와 서비스와 콘텐츠를 공유하고 직접 보호하고 관리하겠다고 말이죠. 그 반대편에서 통신, 에너지, 정보의 통제권을 유지하려는 정부와 기업은 수십 억 명을 상대해야 합니다. 누가 이기겠습니까.”

사물인터넷의 기반은 태양열,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다. 리프킨은 “화석에너지에 기반한 경제는 이미 정점을 찍었다”고 단언했다.

“메르켈 총리가 저에게 독일 경제의 성장 방안을 물었을 때 화석연료에 기반한 중앙집중식 경제는 끝났다고 답했습니다. 태양열과 바람은 무료예요. 한계비용이 제로에 가깝지요. 그런데도 아직까지 원자력 발전을 주장하는 (한국 같은) 나라가 있다는 게 놀랍습니다. 그건 비즈니스로 볼 때 잘못된 판단입니다. 중앙집중화한 전력망이 아닌 소규모의 분산형 디지털 전력망은 고용 창출 효과도 큽니다. 현재 독일에는 1,100만개의 건물이 소규모 자가 발전으로 녹색 에너지를 생산하면서 35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습니다. 재생 에너지를 기반으로 사회를 개편하는 데 석유산업만 빼고 모든 산업이 참여해야 합니다. 인프라만 까는 데도 40년이 걸릴 거고, 거기서 수많은 일자리가 생길 겁니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그 반대라고 답했다. “저는 전작보다 오히려 더 신중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다들 스마트폰을 쓰듯 머지 않은 미래의 아이들은 초등학생도 누구나 3D 프린터를 들고 다니며 필요한 물건을 주변에 흔한 재료들로 바로 만들어 쓰고 지식과 정보, 재화와 서비스를 공유할 것입니다. 한계비용 제로 사회는 협력하는 공유 사회이고 경제의 민주화와 풍요를 뜻합니다. 시장 자본주의가 완전히 없어지진 않겠지만 공유사회와 협력하며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경제의 시대죠. 삶의 질은 올라갈 것입니다. 좀 더 믿음을 가지세요.”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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