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드라이버 장착해 장타쇼
1년 5개월만에 우승...통산 2승
"내년 프레지던츠컵 출전 욕심"
배상문(28ㆍ캘러웨이)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로는 역대 세 번째 2승 이상을 거둔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배상문은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의 실버라도 골프장(파72ㆍ7,203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2014~15시즌 개막전 프라이스닷컴 오픈(총 상금 600만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4개로 1타를 잃었지만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정상에 올랐다. 2위 스티븐 보디치(호주ㆍ13언더파 275타)와는 2타 차다.
역대 세 번째 멀티 챔피언
이로써 배상문은 2013년 5월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 이후 1년 5개월 만에 PGA 투어에서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한국 선수 중에는 최경주(8승)와 양용은(2승)에 이어 역대 세 번째 멀티 우승이다.
배상문은 우승 상금은 108만달러(11억5,732만원)와 함께 내년 4월에 열리는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출전권도 확보했다.
배상문은 우승 후 “2015년 시즌인데 이렇게 우승을 하게 돼 너무나 기쁘다. 처음 우승하고 나서 성적이 안 좋아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이렇게 씻어버릴 수 있어서 감회가 새롭고 기분이 좋다”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지난 시즌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321야드의 장타쇼
배상문은 지난해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 우승 이후 한번도 톱10에 들지 못하는 슬럼프를 겪었다. 하지만 배상문은 이번 대회에서 캘러웨이골프의 빅버사 베타 드라이버를 장착하고 그린을 점령했다. 이전 제품으로는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288.5야드를 찍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평균 299.4야드를 기록, 종전보다 10.9야드나 증가했다. 1라운드에서는 321야드의 장타를 때렸고 3라운드 17번홀(파4)에서는 1온 1퍼트로 이글을 잡아내기도 했다.
4타 차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맞은 배상문은 5번홀(파5)에서 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어 기분 좋게 경기를 풀어갔다. 8번홀(파4)에서 1타를 잃었지만 9번홀(파5)에서 버디로 만회, 2위로 따라붙은 헌터 메이헌(미국)과의 격차를 4타로 유지한 채 전반을 마쳤다.
배상문은 11번홀(파3)에서는 그린을 놓쳐 다시 1타를 잃었지만 12번홀(파4)에서 4.5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 메이헌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메이헌은 15번홀(파3)에서 1타를 잃고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배상문은 티샷이 흔들리면서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해 13번홀과 14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보기를 적어냈다. 이 때문에 먼저 경기를 끝낸 보디치에게 2타 차로 쫓겼다. 하지만 배상문은 이후 남은 홀을 파로 마무리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프레지던츠컵을 위하여
배상문의 다음 목표는 내년 인천에서 열리는 미국과 세계연합팀(유럽 제외) 간 국가대항전 프레지던츠컵 출전이다.
그는 “너무나 치고 싶다. 내년에 모든 선수가 프레지던츠컵을 치고 싶어 하겠지만, 또 경쟁이 심하겠지만, 한국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면서 “한국 팬들 앞에서 멋진 플레이를 하고 싶다. 또 2년 후 올림픽에서도 뛰고 싶다”고 말했다.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하는 인터내셔널 팀 12명은 중 10명은 미국과 유럽선수를 제외한 세계랭킹 상위 선수로 뽑고, 나머지 2명은 단장 추천으로 뽑는다. 지난 5일 발표된 PGA랭킹으로는 인터내셔널 팀 10명 안에 들어갈 한국 선수는 없다. 김형성(34ㆍ현대자동차)이 프레지던츠컵 랭킹 17위로 가장 높다. 배상문은 51위로 처져 있지만 프라이스 닷컴 오픈 우승으로 순위가 대폭 상승할 전망이다.
더욱이 우승을 했다는 점은 프레지던츠컵 개막을 앞두고 닉 프라이스(남아프리카공화국) 단장이 추천하는 2명을 뽑을 때도 큰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15년 프레지던츠컵은 10월8일부터 나흘간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열린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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