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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까지 사찰 시도

입력
2014.10.1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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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철도노조 파업 노조원 관련 네이버에 대화상대 정보 등 요구

카카오톡에 대한 검찰 등 수사기관의 사찰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경찰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하나인 ‘네이버 밴드’까지 살펴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검찰이 카카오톡 대책회의에서 조직적으로 ‘온라인 공안대책’을 주문했다는 지적과 함께 사이버 사찰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13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이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철도노조 파업에 참가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노조원 A씨는 올 4월 서울 동대문경찰서로부터 ‘통신사실확인자료제공요청 집행사실 통지서’를 받았다. 통지서에는 경찰이 네이버에 A씨의 통화내역은 물론 A씨 명의로 가입된 네이버 밴드에 등록된 대화 상대방의 가입자 정보 및 송수신 내역까지 요구한 사실이 적시돼 있다.

동창생을 찾아주는 서비스로 화제가 됐던 네이버 밴드는 지난 2년간 3,500만명이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하고 개설된 모임 수만 1,200만개에 이르는 대중적인 SNS여서 경찰의 사찰 활동은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정청래 의원은 “이런 식이면 피의자 1명을 조사할 때 수십, 수백 명의 지인들까지 손쉽게 사찰이 가능해지는 셈”이라며 “네이버 밴드의 이용자 수와 개설된 모임 수 등을 감안하면 개인 사생활 침해를 넘어 엄청난 규모의 대국민 사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네이버 측은 “통신비밀보호법에 의거해 A씨 본인의 로그기록 및 밴드명만 제공했으며 대화상대의 인적정보 및 대화내용은 제공할 수 없다고 통보한 바 있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한편 검찰이 카카오톡 수사와 관련해 사이버 대책회의를 통해 포털 사이트를 전방위로 압박하는 지침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검찰이 사이버 사찰 강화의 일환으로 ‘포렌식(과학수사)’장비를 대거 구입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새정치연합 전병헌 의원은 “대검이 지난 8월부터 1개월 반 동안 64억원 어치의 디지털ㆍ모바일 포렌식 장비를 구매했으며 이는 과거 2년 반 구매실적(11억원 규모)의 5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임준섭기자 ljscogg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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