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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기술 집약체 교통카드, 모바일 영역까지 무한 진화

입력
2014.10.1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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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망ㆍ무선통신망이 밑바탕, 2004년 서울서 세계 처음 선보여

수도권서만 하루 4300만건 거래

GPS활용 정류장 인식 기능에 스마트폰 등 탑재ㆍ후불청구 서비스

편리함 하루가 다르게 발전 거듭

교통카드가 등장한 지 만 10년 됐다. 이제는 토큰, 회수권, 지하철 표 대신 카드 한 장으로 일부 지역을 뺀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버스, 지하철을 갈아탈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게다가 한국의 교통카드 시스템은 뉴질랜드, 말레이시아에 이어 몽골까지 세계 곳곳으로 수출되고 있다. 한국스마트카드 제공
교통카드가 등장한 지 만 10년 됐다. 이제는 토큰, 회수권, 지하철 표 대신 카드 한 장으로 일부 지역을 뺀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버스, 지하철을 갈아탈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게다가 한국의 교통카드 시스템은 뉴질랜드, 말레이시아에 이어 몽골까지 세계 곳곳으로 수출되고 있다. 한국스마트카드 제공

2004년 여름 세계 최초로 서울에 ‘교통카드’라는 낯선 물건이 등장했다. 과거 토큰, 회수권, 지하철표를 사용했던 사람들에게는 카드 한 장으로 버스, 지하철 등 여러 교통 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했다.

그만큼 여러 교통 수단을 위해 다양한 지불 수단을 준비해야 했던 사람들로서는 여러모로 편리해졌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올해 6월부터 광주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카드 한 장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전국 교통카드 시대’ 가 열렸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처럼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모든 대중 교통을 교통카드 하나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자동징수시스템(AFC, Automated Fare Collection)을 갖춘 곳은 없다. 덕분에 국내 대표적 교통카드인 한국스마트카드의 ‘티머니’는 수도권에서만 하루 평균 4,300만건의 거래가 이뤄지고, 이용자만 1,500만 명에 이른다.

어느덧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교통카드의 밑바탕에는 세계 최고의 인터넷망과 무선통신망, 수 십 만 개의 복잡한 경우의 수를 척척 해결하는 소프트웨어 등 정보통신기술(ICT)이 깔려 있다. 여기서 핵심은 라디오주파수(RF, RadioFrequency) 방식의 비접촉식 카드인 교통카드다.

교통카드는 신용카드와 방식 자체가 다르다. 마그네틱선을 이용한 신용카드는 현금인출기나 카드판독기에 카드를 통과시키면 카드에 기록된 자기 정보가 카드 판독기의 철심 주변 코일에 전기신호를 유도해 인식한다. 반면 교통카드인 티머니카드는 라디오처럼 카드에 들어있는 안테나 코일에 전류를 통과시켜 신호를 포착하기 때문에 인식기에 밀착하지 않고 약 5c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도 결재가 이뤄진다. 이를 비접촉식 카드라고 부른다.

비접촉식 카드는 카드에 전류가 흐르면 카드와 인식기가 사전 규약에 따라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이를 통해 거래가 완료되면 인식기에서 요금 처리 결과를 생성해 저장한다. 이런 과정은 여러 단계에 걸쳐 반복적으로 카드와 인식기 사이에 통신을 통해 이뤄지지만 카드 접촉부터 요금 계산까지 약 0.5초 안에 모두 이뤄져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RF방식은 데이터 처리 용량도 카드사의 2배나 되기 때문에 매일 수도권에서 4,300만 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다. 그 결과 신용카드는 하루에 200만~500만건의 거래가 이뤄지고 정산에 약 24시간이 걸리는 반면, 교통카드는 최종 정산에 걸리는 시간이 신용카드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평균 4시간에 불과하다. 용대중 한국스마트카드 부장은 “하루 정산 수수료만 15억 원, 1년에 교통카드를 통해 취급하는 액수만 8조3,000억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티머니는 이 같은 주파수(RF) 기반 기술을 대중 교통에 접목시켜 2004년 세계 최초의 통합거리 비례와 무료 환승제도라는 획기적인 첨단 교통 결제 시스템으로 발전시켰다. 이는 2007년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서 통합환승할인제로 이어져 국민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여기에는 위성항법장치(GPS)를 활용한 버스정류장 인식기능 등 갖가지 첨단 기술이 큰 역할을 했다. 모든 버스 단말기에는 GPS 안테나가 달려 있어 움직이면 자동으로 정류장 위치를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이동거리에 따른 요금 계산이 이뤄진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승객이 하차하면서 티머니카드를 인식기에 대면 내린 위치와 시간 정보가 저장되는 것이다.

환승시 할인도 이 정보를 이용한다. 다른 지하철이나 버스로 갈아타면 인식기가 티머니 카드에 기록된 하차 시간 정보를 확인해 30분 안에 환승할 경우 할인 요금을 적용한다. 참고로 환승 할인 적용은 주간의 경우 최종 교통수단을 하차하고 30분 이내, 야간(오후 7시-다음날 오전 7시)은 60분 이내이지만, 실제 적용 시간은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감안해 10%씩 여유를 둔다. 즉, 주간 33분, 야간 66분 이내에 환승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한국스마트카드는 빠른 요금 정산을 위해 각 차고지 집계 서버와 인식기 간 데이터 무선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교통 결제 시스템의 알맹이인 인식기는 버스와 지하철 역사의 개찰구마다 설치돼 있다.

버스는 최신 운영 정보와 인식기에 저장된 교통 카드 데이터를 각 차고지에 설치된 집계 서버에 무선 방식으로 한꺼번에 전송한다. 지하철은 역사 내 설치된 집계 서버와 각 인식기가 유선으로 연결돼 주기적으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다. 또 차고지나 역사에 흩어져 있는 집계 서버에 저장된 교통카드 이용 정보는 유선을 통해 정산 센터에 전송돼 정산, 배분이 빠르게 이뤄진다.

교통카드의 빠른 확산에는 ‘백팔번뇌’라 불리는 수도권의 108개 정산룰도 한 몫 했다. 용 부장은 “수도권의 정산 대상이 되는 8,300대의 버스와 540개 지하철 역을 곱하면 30만 개 이상의 경우의 수가 발생한다”며 “서울 지하철, 수도권 지하철, 광역버스부터 간선버스 지선버스 등 복잡한 경우의 수를 4시간 안에 신속 정확하게 돌아갈 수 있는 공식을 만든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용 부장은 “지방지치단체들 사이를 잇는 역은 작은 차이로 지자체에 돌아가는 정산 비용이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새 역이 정산 대상에 포함될 때마다 기준점 위치를 두고 지자체 담당자들 사이에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교통카드는 이제 이동기기를 매개체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07년 세계 최초로 한국스마트카드가 상용화에 나선 모바일티머니는 스마트폰 등 휴대폰에 티머니를 탑재해 대중교통 이용 때 카드를 따로 꺼내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앴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충전 없이 본인이 사용한 금액만큼 미리 등록한 신용카드로 후불청구되는 모바일티머니 후불청구형 서비스를 선보이며, 선불형 카드가 지닌 충전의 불편함을 해결했다. 올해 4월 현재 모바일티머니 가입자는 600만명을 넘어섰다.

이상택 한국스마트카드 대외협력팀장은 “별도 결제 수단을 실행하지 않아도 카드번호나 핀(PIN)번호, 휴대폰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할 필요 앱 안에서 결제를 간편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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