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곤충박물관이자 곤충판매숍인 ‘만천곤충박물관’을 운영하는 김태완(56)씨는 스스로를 “곤충에 정신이 나간 사람”이라고 말한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4가에 있는 건물 2층의 박물관은 그가 20여 년 동안 수집하거나 판매를 위해 전시해 놓은 나비, 잠자리, 하늘소 등 각종 곤충 표본으로 가득 차 있다. 곤충 표본만 해도 종으로는 수만 종, 수로는 수백만 마리이고 인터넷 홈페이지에 상품으로 등록한 것만 5,000종이 넘는다. 이런 표본은 싸게는 몇 백원에서 비싸게는 100만원대까지 판매된다.
박물관에는 초등학생, 중학생 위주의 마니아들이 많이 방문한다. 학교, 학원 학생들이 수업의 일환으로 오는 경우도 있고 다양한 색깔을 지닌 곤충에게서 영감을 얻으려는 디자이너, 공학 전문가들도 들른다. 하루에 온라인, 오프라인을 통해 판매되는 곤충만 수천 마리다.
어렸을 때부터 곤충을 좋아했지만 입시에 밀려 관계없는 전공을 선택했다는 김씨는 직장도 다니고 사업도 하다가 운명처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곤충으로 돌아왔다.
“국내외로 채집 갈 때마다 정글만 다니니 수도 없이 탈진하는 건 일상입니다. 거머리에 물려 피를 한 바가지로 쏟기도 하고…. 채집만 다녀오면 알 수 없는 독충에 물려 있어요. 그래도 갈 때마다 새로운 곤충을 만나니 그만둘 생각을 못하겠네요.”
김씨가 최근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곤충도감을 제작하는 것이다. 1,250종의 곤충 사진을 찍어뒀지만 계속되는 욕심에 준비가 늦어지고 있다. 그는 “의상이나 디자인, 공학, 식량까지 곤충이 어디에 이용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연구가 미진한 해외 곤충들을 위주로 곤충도감을 제작해 곤충연구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ㆍ김새미나 인턴기자 saemi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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