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최초 기록에 '-4'...남은 4경기서 1안타씩만 쳐도 달성
박병호 50홈런·벤헤켄 20승 '-1'...기록도 MVP도 넥센의 집안 잔치
삼성, 우승 매직넘버 '2'로 줄여
서건창(25ㆍ넥센)의 폭주가 ‘정중동’의 집안 싸움을 벌이던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경쟁 구도를 뒤흔들고 있다. 서건창은 11일 인천 SK전에서 3안타를 몰아치며 1994년 해태 이종범(한화 코치)이 수립한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과 21년 만에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박병호(28ㆍ넥센)도 32일 만에 시즌 49호 홈런을 쏘아 올렸고, 20승에 1승만을 남겨놓은 외국인투수 앤디 밴헤켄(35)은 마지막 등판을 남겨두고 있어 넥센은 역사에 남을 대기록 잔치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야구천재를 넘은 연습생
이종범 코치는 12일 부산 롯데전을 앞두고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내 기록을 넘어 200안타도 충분히 쳐낼 수 있을 것”이라며 전날 서건창이 자신의 한 시즌 최다안타(196개)와 타이 기록을 수립한 것을 격려했다. 이종범이 프로 데뷔 2년차인 1994년 기록한 196안타는 20년간 난공불락이었다. 서건창 이전까지 190개를 넘긴 선수도 1999년 이병규(192개) 뿐이었다. 이종범은 광주일고-건국대 시절부터 ‘초아마추어급’이었던 반면 서건창은 신고선수로 2008년 LG에 입단했다가 방출된 뒤 2012년 넥센에 재입단한 ‘잡초’ 출신이기에 더욱 비교가 된다. 당시 김시진 넥센 감독은 “2011년 강진에서 신고선수 입단테스트를 했는데 박흥식 코치가 ‘전부 다 아닌데 딱 1명 재미있는 친구가 있다고, 눈빛이 살아있는 녀석이 있으니 걔를 데리고 서울로 올라가겠다’고 하더라. 그 친구가 바로 서건창이었다”고 밝힌바 있다.
128경기를 치르는 국내 프로야구에서 200안타는 ‘신의 영역’이다. 144경기를 치르는 일본, 162경기의 메이저리그에서도 흔치 않은 기록이다. 넥센에 남은 경기는 4경기로 서건창이 경기당 안타 1개씩만 추가해도 200안타 달성이라는 신기원을 달성한다. 서건창은 최다안타 외에도 타율(0.373), 득점(129개)까지 1위에 올라 3관왕이 확실시된다. 이종범 코치를 비롯한 야구인들은 “서건창이 200안타를 달성하면 가장 유력한 MVP 후보”라고 입을 모은다.
11년 만의 50홈런ㆍ7년 만의 20승
홈런왕 3연패를 예약한 박병호는 시즌 막바지 홈런 페이스가 한풀 꺾였다가 11일 인천 SK전에서 시즌 49호 아치를 그렸다. 남은 4경기에서 1개만 보태면 2003년 이승엽(56개)과 현대 심정수(53개) 이후 명맥이 끊긴 한 시즌 50홈런 시대가 11년 만에 다시 열린다. 아울러 현재 116타점인 박병호는 1위 에릭 테임즈(120개ㆍNC)와 타점왕 경쟁도 치열하다.
2007년 다니엘 리오스(22승) 이후 7년 만의 20승에 도전하는 밴헤켄(19승)도 마지막 한 차례 등판을 남겨 놓고 있다. 왼손투수로 좁히면 1995년 LG 이상훈 이후 19년 만이다.
박병호에서 강정호, 밴헤켄 순으로 시선이 옮겨졌던 MVP 집안 싸움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염경엽 넥센 감독은 “서건창이 200안타를 기록하면 타격왕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고, 이 경우 MVP에 더 유리한 것 아니냐”며 서건창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한화는 12일 부산 롯데전에서 2-4로 패해 3년 연속 꼴찌가 확정됐다. 광주에서는 삼성이 KIA를 8-4로 꺾고 5연패에서 탈출하며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2’로 줄였다. 잠실에선 두산이 LG를 6-1로 제압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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