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칼리버, 잊지도 용서하지도 않겠다(Excalibur, neither forget nor forgive)’라는 글의 피켓을 건 개가 11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시위대 사이를 걷고 있다. 엑스칼리버는 서아프리카 지역서 에볼라에 감염돼 귀국한 신부와 선교사를 치료하다 6일 에볼라에 감염된 여성 간호사 테레사 로메로의 반려견. 보건 당국은 추가 감염 가능성을 우려해 엑스칼리버를 최근 안락사 시켰다.
앞서 당국의 안락사 방침이 정해진 뒤 로메로의 남편 등 시민들은 개와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조차 모르는 채 오직 ‘가능성’때문에 한 목숨을 희생시키는 일이 부당하다며 반발, 순식간에 30만여 명이 서명에 동참했지만 안락사를 막지는 못했다. 로메로의 병세는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저 시위는 선택의 옳고 그름을 떠나, 너무나도 단호하고 편의적인 선택의 방식에 대한, 생명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에 대한 항의이기도 할 것이다.
최윤필기자 proose@hk.co.kr 마드리드=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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