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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춘 보훈처장, 또 황당한 국회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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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춘 보훈처장, 또 황당한 국회 무시

입력
2014.10.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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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장서 與 위원장 제지에도 "업무보고 구두로 하겠다" 고집

여야 의원들 "이런 일 처음 겪어" 연이은 구설에 "해임" 목소리도

박승춘 보훈처장이 10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박 처장은 이날 구두보고를 고집하다 여당 의원들에게 퇴장 요구를 받기도 했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박승춘 보훈처장이 10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박 처장은 이날 구두보고를 고집하다 여당 의원들에게 퇴장 요구를 받기도 했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국회 정무위원회의 10일 국가보훈처 국정감사에서 박승춘 처장이 구두 업무보고를 막무가내로 요구하면서 ‘국회 모독’ 논란이 불거졌다. 박 처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 등으로 국회 출석 때마다 도를 넘는 처신으로 구설수에 올라 국회 파행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일각에서 해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박 처장은 이날 국감이 시작되자마자 여당 소속인 새누리당 정우택 정무위원장을 향해 도발에 가까운 고집을 부렸다. 박 처장은 정 위원장이 “업무보고를 유인물로 대체한다”고 운을 떼고 국감 시작을 알리자 발언대로 나가 “국가보훈처 업무는 지금까지 국감에서 첨예하게 논란이 됐으므로 보훈처는 정부 입장을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구두 보고를 주장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오늘 국감 운영은 위원회의 결정을 따라주는 게 좋다. 유인물을 준 게 책상에 깔렸고 알고 있다”고 완곡하게 거절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박 처장은 수 차례 정 위원장의 말을 반박하며 “보훈처 업무에서 특히 나라사랑교육 업무는 우리 국가 안위와 관련된 문제다” “제가 정부 수장으로서 말씀 드린다”라며 구두 보고를 고집했다. 결국 정 위원장은 “처장, 지금 국회 설득하러 왔어요”라며 호통을 쳤다. 정 위원장은 “국감 하면서 피감기관장으로 저렇게 얘기하는 분은 처음 봤다”고 황당해 했다.

이어진 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중진인 박병석 의원은 “제가 국회에 4번(4선) 들어오는 동안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며 “국감은 15번째이고 정무위 국감은 11번째인데 정말 충격 그 자체”라고 꼬집었다.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박 처장의 퇴장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항의의 표시로 보훈처 차장을 향해 질문하기도 했다.

문제는 박 처장의 막무가내식 행태가 국회 출석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정무위 국감에서 보훈처의 정치적 중립성이 검증대에 올랐지만, 박 처장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자료 제출과 증언을 거부해 논란이 됐다. 당시에도 새누리당 소속인 김정훈 정무위원장은 박 처장에게 “여야 의원들이 감사를 중지할 때 (박 처장이) 웃음을 실실 짓고 있다. 국감 태도가 그렇게 불성실하고 무성의해서 어떻게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국회 법사위에서는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이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제창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다 박 처장을 향해‘사퇴하라’고 하자 박 처장이 웃음으로 받아 넘기면서 논란이 돼 정회된 바 있다.

박 처장은 그간 보훈처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2011년 8월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경호실장인 안현태씨가 국립묘지에 안장되도록 심의 과정에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 드러나 문제가 됐다. 지난 대선 때는 우편향 안보교육으로 대선 개입 논란을 불러왔고, 올해 5월에는 세월호 참사를 미국 9ㆍ11 테러와 비교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을 받았다.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1년 2월 임명된 박 처장이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에도 이례적으로 연임돼 매번 문제를 일으키자 여당 내부에서조차 “이제는 보훈처장을 바꿔야 할 때”라는 얘기가 확산되고 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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