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조카사위가 오너
에어컨 기술로 車 부품사업 진출, 가전분야로 사업 확대 포석
김치냉장고의 원조인 위니아만도가 대유그룹에 매각됐다. 대유그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외손녀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조카인 한유진씨의 남편 박영우(59)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다.
대유그룹의 자동차부품 계열사인 대유에이텍은 10일 위니아만도홀딩스와 위니아만도 지분 70%를 805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했다고 공시했다. 현재 위니아만도는 유럽계 사모펀드 시티벤처캐피털(CVC)이 설립한 위니아만도홀딩스에서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나머지 30%는 CVC가 계속 보유한다. 1995년 딤채라는 상표로 김치 냉장고를 처음 만들어 김치냉장고 시대를 연 위니아만도는 지난해 매출 4,127억원, 영업이익 168억원을 올렸다.
대유에이텍은 앞으로 이번 인수를 위해 만든 자회사 위니아대유를 통해 위니아만도를 인수할 계획이다. 우선 14일 전체 인수대금의 10%인 80억5,000만원을 계약금으로 지급하고, 이달 31일까지 잔금 724억5,000만원을 모두 납부해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인수 계약이 완료되면 대유에이텍은 위니아만도의 지분 70%와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대유는 경영 지원을 위해 일단 CVC가 보유하는 나머지 지분 30%도 재무적 투자자들과 협의해 1, 2년 내 모두 사들일 방침이다.
대유그룹은 지주사격인 동강홀딩스를 포함한 12개 계열사가 자동차부품, 건설, 금융 등 의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은 1조2,000억원이며, 주력사인 대유에이텍과 대유신소재가 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다.
이 중에서 위니아만도를 인수하는 대유에이텍은 기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에 자동차 시트를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5,552억원, 영업이익 130억원을 기록했다. 대유그룹은 위니아만도의 에어컨 기술을 바탕으로 자동차 공조부품 사업에 진출하는 한편 사업 영역을 가전 분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당초 위니아만도는 지난 8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인수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달 초 현대그린푸드가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본계약 직전 인수를 철회하면서 15년 만의 위니아만도의 범 현대가 재입성은 무산됐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위니아만도 노조가 현대그린푸드 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내세운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 당시 노조는 ▦우리사주조합에 보유지분 5% 무상 출연 ▦명예퇴직시 위로금 60개월치 지급 ▦단체교섭을 위니아만도 노조가 아닌 금속노조와 진행 할 것 등의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도 국내 중견 그룹인 KG그룹이 인수에 나섰으나 위니아만도 직원들이 거세게 반발해 보름여 만에 수포로 돌아갔다.
현대그린푸드의 인수 포기로 기회를 잡게 된 대유그룹은 사업성 검토를 이미 끝낸 상태에서 실사 작업을 빠르게 진행, 한 달 여 만에 계약을 성사시켰다. 대유측은 위니아만도 노조에 대해 고용 보장과 적정한 규모의 위로금 지급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노조가 이를 추가 조건 없이 수용할 지는 미지수다. 대유에이텍 관계자는 “직원들에 대한 처우·보상문제는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며 “위니아만도 노조와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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