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완벽했던 데뷔전
울리 슈틸리케(60ㆍ독일) 감독과 함께 새로운 여정을 떠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산뜻한 출발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27분 김민우(사간 도스)의 선제골과 전반 32분 남태희(레퀴야SC)의 쐐기골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김민우와 남태희는 각각 A매치 7경기, 13경기 만에 마수골이 골을 터트리며 슈틸리케 감독에게 데뷔전 승리 선물을 안겼다. 또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3위인 한국은 파라과이(60위)와의 역대 전적에서 2승3무1패로 앞섰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대표팀에 익숙한 4-2-3-1 전술 대형을 꺼냈다. 조영철(카타르SC)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가운데 좌우 측면에는 김민우와 이청용(볼턴)이 섰다. 섀도 스트라이커에는 남태희, 중앙 미드필더에는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과 한국영(카타르SC)이 자리했다. 홍철(수원), 김기희(전북), 곽태휘(알힐랄), 이용(울산)이 포백라인을 구성했고 골키퍼 장갑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꼈다.
이동국(전북), 손흥민(레버쿠젠) 등이 빠지고 새로운 얼굴들을 대거 선발로 넣은 슈틸리케 감독의 실험은 통했다. 전반 초반 슈틸리케 감독의 지시에 따라 중원에서 상대에게 허점을 내주지 않는 수비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그러다 전반 14분 조영철의 패스를 받은 남태희가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만든 것을 신호탄으로 대표팀은 공격 태세로 전환했다. 기다리던 첫 골은 전반 27분 터졌다. 이청용이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내주자 반대쪽에 있던 김민우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5분 뒤에는 이용이 오른쪽 측면에서 찔러준 크로스를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이청용 대신 손흥민을 투입하고, 후반 14분 조영철을 빼고 이동국을 투입했다. 대표팀은 후반 13분 손흥민의 침투 패스를 김민우가 득점으로 연결했지만 부심의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 추가 득점을 놓쳤다.
A매치 3경기째인 골키퍼 김진현은 철벽 방어로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후반 6분 데르릴스 곤살레스가 때린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내더니 후반 29분에도 호르헤 로하스의 위력적인 슈팅을 슈퍼세이브하면서 팀의 무실점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자신이 약속한대로 데뷔전을 무실점 승리로 장식한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후 “오늘 경기는 양 팀이 많은 찬스를 만들어내 흥미로웠다”며 “내 생각에 6-3으로 끝났어야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골키퍼 김진현이 매우 잘했다”면서 “선발 라인업은 선수들의 피로도를 고려해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이전 감독들과 다른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선수들이 경기에 입장할 때와 경기 종료 후 선수 한 명 한 명과 손을 마주치며 격려했다.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는 코칭스태프와 어깨동무를 한 채 한마음이 됐다. 또 90분 내내 단 한번도 벤치에 앉지 않고 열정적으로 지휘하며 선수들과 함께 뛰었다.
슈틸리케호는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북중미의 강호 코스타리카(15위)와 평가전을 치른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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