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증권분석분야 과감히 포기...미생물 이용 음식찌꺼기 소멸기 개발
"쓰레기 흔적 조차 없애야 환경 살려"

온오프라인 유명 증권 전문가가 음식물 쓰레기를 친 환경적으로 분해ㆍ소멸시키는 제품을 개발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M사 이세영(38) 대표. 이 대표는 기존 음식물 처리기처럼 음식물 찌꺼기를 갈거나 건조시키는 게 아니라 미생물을 이용해 아예 흔적조차 없애버리도록 하는 신개념을 도입해 최근 신제품까지 출시했다. 빵 같은 부드러운 음식물은 1시간, 생선 뼈나 딱딱한 무도 5~6시간이면 완전히 없어진다. 인체에 무해한 미생물을 활용해 냄새나 찌꺼기를 완전히 없앴다. 특히 사실상 무소음에 가까운데다 전력 소모량도 월 40~270원 가량으로 유지관리비가 거의 없다. 현재 50개 사항에 대해 국내외 특허 출원 중이며, 지난 8월에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중소기업청장상 금상을 받았다.
흥미롭게도 이 대표는 온-오프라인 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다수의 증권 관련 TV프로그램에 출연 중이며 증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도 섭외 1순위로 꼽히는 등 증권에 관한 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대학 시절엔 ‘대딩 주식 사랑 모임’에서 ‘잠꾸러기’라는 닉네임으로 유명세를 탔고 회원 수 78만명에 달하는 초인기 카페 ‘부자만들기’ 의 실제 운영자이기도 하다. 그의 정보와 냉철한 분석, 투자 감각을 믿고 따르는 ‘추종자’들만 수만 명에 이른다. 주식 및 재테크 관련 책들만 10권을 냈고 월 최고 수입이 수 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주식에 대한 모든 명예와 돈을 내려놓고 과감히 환경분야에 뛰어든 것이다. 당연히 주변에서 ‘고생을 사서 하느냐’며 말리는 목소리도 많았다.
수년 전 우리나라가 음식물 쓰레기를 바다에 버린다는 뉴스를 접한 것이 전업(?)을 결심하게 된 단초가 됐다. 평소 환경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올 정도로 환경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 일을 계기로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사명감 마저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첫 도전은 만만치 않았다. 2008년부터 수억 원을 투자해 미생물 분해기 1, 2세대 제품을 잇따라 만들어 냈지만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데 실패했다. 제품의 전력소모량이 적지 않았고, 모터 소음과 음식물 냄새를 완전히 억제하지도 못했다. 기술의 부재를 절감했다고 한다. 그래서 3세대 제품엔 기술력에 집중 투자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출신 연구원(반도체 설계, 회로, 기구조형 분야)들을 팀 째로 영입했고 미생물 전문가까지 가세시켜 탄탄한 연구진을 꾸렸다. 그렇게 1년 남짓 고생해 기존 제품 보다 부피와 소음, 그리고 전력소모량까지 4분의1로 절감시킨 3세대 제품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이 대표는 “환경문제는 국가와 각 지자체가 나서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음식물 쓰레기로부터 환경을 지켜야 하는 건 중소기업이 할 일이 아닌, 국가 차원에서 진행돼야 할 대규모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음식물 처리 시장이 18조원, 세계적으로는 1,000조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하지만 금전적인 면을 떠나 우리가 가까운 미래에 당장 직면하게 될 과제”라고 했다. 특히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될 수 있다는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탈리아, 독일, 일본, 홍콩 등과 수출 협상을 진행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이 대표는 “쓰레기를 자원화하려는 노력은 계속돼 왔지만 실패했다. 결국 쓰레기는 처음부터 발생시키지 않거나, 아예 흔적조차 없애는 게 유일한 대안”이라며 “굳이 거창하게 말할 필요는 없지만, 우리 후손에게 아름다운 자연과 환경을 물러주기 위해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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