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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제자 등 2명 부당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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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제자 등 2명 부당 채용

입력
2014.10.10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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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전형 채점표 조작 지시하고 면접시험에도 개입 합격시켜"

국립현대미술관 정형민 관장이 지난해 학예연구사(큐레이터) 선발 과정에 개입해 자신의 과거 제자 등 2명을 부당 채용한 사실이 10일 드러났다. 정 관장은 개관기념전으로 특정 대학 동문전을 개최하는 등 논란이 적지 않았던 터라 거취 문제에 이목이 집중된다.

감사원은 이날 국회 요구에 따라 지난 6~7월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 등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5개 기관을 대상으로 ‘학예연구사 특별채용실태’를 감사한 결과를 발표하고 이 같이 밝혔다. 6급 상당의 학예연구사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작품 등을 수집하고 전시, 기획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가다.

감사원에 따르면 정 관장은 지난해 9월 실시한 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경력 공개채용에서 자신의 과거 제자인 왕씨와 과거 부하직원인 박씨 등 2명이 각각 동양화이론 분야와 근대미술이론 분야에 응시한 사실을 알고 서류심사와 면접과정에 부당 개입해 이들을 합격시켰다. 정 관장은 9월 4일 진행된 서류전형 심사장에 들어가 인사담당 직원 2명을 밖으로 내보낸 뒤 약 20분 동안 심사위원들과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박씨와 왕씨 등을 잘 봐달라고 부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관장은 이어 서류심사가 종료될 무렵 다시 심사장에 들어가 인사담당 직원이 보고한 ‘서류전형 종합결과표’에 박씨가 불합격자로 돼있자 “어 이거 아닌데”라면서 손가락으로 박씨의 이름을 가리키며 합격대상자로 올리도록 지시했다. 이에 인사담당 직원이 자기소개서와 관련 연구 분야 실적 등의 점수를 10점 만점으로 높이는 방법으로 박씨의 서류전형 채점표와 종합결과표를 조작하자, 정 관장은 “이제 됐다”라며 종합결과표 등에 대한 시험위원들의 확인 서명을 받았다. 정 관장은 채점표 조작이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심사위원들이 당초 작성한 채점표 등을 파기토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 관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9월 24일 면접시험 때도 면접 위원이 아니면서 시험장에 들어가 박씨와 왕씨 위주로 질문을 하는 등 부당하게 개입했다. 정 관장은 박씨와 왕씨에게는 개인당 면접시간인 10분보다 두 배 이상의 시간을 할애한 반면, 다른 응시생의 경우에는 자기소개 등 형식적인 질문으로 일관하며 10분을 채웠다.

감사원은 박씨와 왕씨가 면접에서 1등으로 합격해 지난해 11월 학예연구사로 정식 채용된 사실을 확인하고 문화체육부에 정 관장의 비리와 함께 인사자료로 활용 조치를 통보했다. 하지만 정 관장은 면접시험에 참여한 사실을 제외하고는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관장은 “서류전형 심사 당일 심사장에서 서류전형 채점표 등을 본 적이 없고 채점 결과를 조작하도록 인사 담당 직원에게 지시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교수 출신으로 2012년 관장에 취임한 정 관장은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기념식에서 특정 대학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전시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정 관장 취임 이후 특정 대학 출신 작가 작품 비중이 급증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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