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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세요] '내일의 경제' 外

입력
2014.10.10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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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으로 분석한 경제현상

내일의 경제 / 마크 뷰캐넌 지음

금융기관의 연쇄부도, 예금 대량 인출, 단기간의 증시 폭락 등을 열거하면서, 시장이 합리적인 소비자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유롭게 거래하는 안정상태를 보인다는 평형의 신화를 반박한다. 시장의 평형성을 비판하기 위해 최대 100만분의 1초에 이뤄지는 초단타 매매, 스트레스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등이 투자은행 직원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 등 생물학, 물리학, 화학 등의 연구 성과를 동원한다. 복잡계 과학자인 저자는 평형의 신화에서 벗어나려면 국가와 금융기관에 분할된 금융 데이터를 통합해 ‘양의 되먹임’(시스템에 주어지는 작은 변동이 점점 더 커지는 과정)과 그로 인한 변동성을 통계적으로 예측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연과학과 경제학을 연결해 경제 현상을 파악하는 것이 흥미롭다.

이효석 정형채 옮김. 사이언스북스ㆍ432쪽ㆍ1만8,000원

도쿄ㆍ서학까지 탐구한 개혁사상가

허균의 생각 / 이이화 지음

1980년 출간돼 금서로 지정됐고 1997년에도 재출간됐던 책을 17년 만에 다시 냈다. 조선 성리학이 교조적으로 변질되고 왜란과 호란으로 사회가 혼란하던 시기에 끊임없이 대안을 탐색한 이단아이자 개혁사상가 허균의 삶을 조명한다. 허균은 지배층의 학문인 성리학 외에 양명학, 불교, 도교, 서학을 탐구한 인물로 사실상 실학의 선구자였다. 선비들이 가볍게 여긴 소설 읽기를 하며 한국 최초의 한글소설 ‘홍길동전’을 쓰기도 했다. 이 책은 특히 신분차별 철폐와 부국강병을 주장한 정치사상가의 면모에 주목한다. “천하에 가장 두려운 존재는 오직 백성”이라는 표현에 담긴 민본주의와 민중의 혁명적 저항을 암시한 ‘호민론’, 붕당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정치인들의 폐해를 경계한 ‘정론’은 여전히 많은 것을 시사한다.

교유서가ㆍ324쪽ㆍ1만5,000원

SF영화 10편 속에 숨어있는 철학

우주의 끝에서 철학하기 / 마크 롤렌즈 지음

외계와 괴물을 주요 소재로 삼는 SF 영화는 타자성이라는 문제를 효과적으로 제기한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이 평생 B급 영화를 사랑했던 것은 대중 영화 속에 잠복된 그 같은 철학성 때문이었다. ‘프랑켄슈타인’ ‘터미네이터’ ‘토탈 리콜’ ‘마이너리티 리포트’ ‘할로우 맨’ 등 우리 시대를 풍미한 SF 영화 10편에 철학적 메스를 들이대는 책이다. 책은 ‘매트릭스’를 “전 시대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SF 철학 영화”로 규정한다. 일체의 학문적 수식을 벗어 던진 표현들이 많은데 이는 독자를 사색의 오솔길로 이끌기 위한 효율적 수단이다. 본문을 읽기에 앞서 책에서 언급된 영화를 보라고 강력 추천할 만큼 이 책은 독특한 영화평론집이기도 하다.

저자는 미국 마이애미대 철학 교수. 신상규 등 옮김. 책세상ㆍ452쪽ㆍ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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