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말부터… 당국은 방관
31개 시중은행 및 보험사들이 1990년대 말부터 지난해까지 자사 임직원 1만2,563명에게 3,008억원을 대출해주면서 0~2%대 초저금리를 적용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대출 관행을 매년 보고받았음에도 별도의 제재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10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에 제출한 ‘은행과 보험회사의 임직원 소액대출 현황자료’에 따르면 이들 은행은 임직원들에게 1% 수준의 대출금리를 적용해왔으며, 보험사들의 경우 0~2% 대출금리 혜택을 제공해왔다.
실제 교보생명, 알리안츠생명보험, 악사손해보험, 에이스아메리카화재해상보험 등은 제로금리(0%)로 돈을 꿔줬으며 SC은행, 전북은행, 삼성생명 등은 1% 금리로 소속임직원들에게 대출해왔다. 지난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2.6%이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기준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다. 일반 고객에겐 3%가 넘는 대출금리를 적용하면서 자기 식구들에겐 터무니없는 초저금리 혜택을 수십 년 동안 베풀어온 것이다.
이 같은 관행이 지속돼온 건 감독규정상의 허점 때문. 은행 및 보험업 감독규정이 자회사 임직원에게만 고객과 동일한 대출금리를 적용토록 할 뿐, 정작 자사 임직원에 대해선 이를 강제하지 않는다. 민 의원은 “고객이 예치한 돈으로 소속 임직원들에게 특혜를 준 것은 부당하다” 고 지적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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