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 역사 은폐하려는 정치적 의도 있어"
중국 지역 언론들이 일본 만화 캐릭터 ‘도라에몽’에 정치적 의도가 숨겨져 있으니 경계하라는 논평을 내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 청두 지역의 청두일보 등 주요 신문들은 지난달 26일 도라에몽이 정치적 의도가 담긴 캐릭터이며 일본이 중국 문화에 침략하려고 이를 이용하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설들은 지난 8월 청두에서 열린‘도라에몽 엑스포’가 성공적을 거둔 뒤 나왔다. 당시 청두 시내 한복판을 도라에몽 모형 102개가 메우는 등 대대적인 전시가 열려 수많은 중국인들이 이곳을 찾았다.
현지 경제지 청두상보는 일본 외무성이 2008년 도라에몽을 ‘애니메이션 문화대사’로 임명한 것을 두고 “일본은 도라에몽을 통해 해외에 자신들만의 가치를 주입하고 각국 문화에 침입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일간지인 청두일보는 “일본은 도라에몽에 ‘존경과 우정’이라는 자신들의 핵심 가치를 주입함과 동시에 침략의 역사를 은폐하고 백지화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자기 모순적인 가치를 내세우며 역사와 사회를 부정하는 나라가 어떻게 다른 이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겠는가”라면서 “중국인들은 그 ‘파란 뚱땡이’의 볼에 키스할 때 차분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석간인 청두만보도 도라에몽과 관련한 기사를 실으며 제2차 중일전쟁(1937~1945) 기간 일본이 중국에서 행했던 전쟁범죄를 잊지 않을 것을 독자에게 촉구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일본 교도통신은 “중국 언론은 그들이 말하는 ‘정치적 의도’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명백히 하고 있지 않다”라며 “애니메이션과 영화 등 ‘소프트 파워’에서 중국이 일본에 뒤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배경에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라고 비판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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