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주일 간의 국경절 연휴를 보낸 중국이 다음달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맞춰 베이징(北京)에서 6일간 황금 연휴를 실시키로 했다.
베이징시는 9일 베이징시에 있는 중앙기관과 국가기관, 사업단위, 사회조직, 베이징시 기관 및 사회단체 등은 APEC 회의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11월7일(금요일)~12일(수요일) 연휴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줄어드는 근무일은 11월2일(일요일)과 15일(토요일) 정상 출퇴근으로 대체한다. 또 베이징시 행정구역 내의 기업과 기타 사회조직 등은 실제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휴가를 실시할 수 있다. 베이징시는 11월3~12일 자동차 번호판 끝자리 수 홀짝제도 운영한다.
이는 APEC 회의 기간 악명 높은 베이징의 잿빛 독성 스모그 발생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좡즈둥(庄志東) 베이징시 환경보호국 부국장은 “APEC 회의 기간 중 휴무는 국제 관례에 따른 것으로 시민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사회 활동의 감소는 환경 오염을 해소할 수 있는 유효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베이징에서는 1주일 간의 국경절 연휴가 끝나고 첫 출근일이었던 8일부터 PM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수치가 500㎍/㎥에 육박하며 많은 사람들이 호흡 곤란과 두통 등을 호소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PM 2.5 기준치는 25㎍/㎥이다. 이는 연휴가 끝나며 차량 운행 등이 급격히 늘면서 대기오염물질 농도가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새벽에도 PM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수치는 454㎍/㎥를 기록했다.
베이징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무어샤오샤오’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갑자기 행복이 찾아 왔다”며 “또 한번의 황금 연휴”라는 글을 올렸다. 누리꾼 ‘츠시시탕’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쁜 소식”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샤오천천선샤인’은 “기업들은 스스로 알아서 쉬라고 돼 있는데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이냐”며 “기업들로서는 큰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APEC 연휴 기간 해외를 찾는 베이징 사람들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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