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16 예선 슬로바키아전, 베스트 멤버 다 뛰고도 1-2
8년ㆍ37경기 만에 지역예선 패배
높은 점유율에 한 방 없는 티키타카, 브라질월드컵 졸전 악몽 이어가
‘무적 함대’ 스페인이 또 한번 자존심을 구겼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1승2패로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당하더니 국제대회 지역 예선 경기에서 8년 만에 패배를 맛 봤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 스페인은 10일 슬로바키아 질리나에서 열린 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십 예선 C조 경기에서 슬로바키아(40위)에 1-2로 졌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이 월드컵이나 유럽선수권 지역 예선 경기에서 패한 것은 2006년 10월8일 스웨덴전(0-2 패) 이후 8년, 37경기 만에 처음이다.
스페인은 디에고 코스타, 세스크 파브레가스(이상 첼시), 헤라르드 피케, 이니에스타(이상 바르셀로나) 등 베스트 멤버를 내보내고도 승점을 추가하지 못해 충격이 컸다. 높은 볼 점유율(67-33)과 유효 슈팅 숫자(10-4)도 앞섰지만 결정적인 한방이 없었다.
스페인 패배의 원흉으로는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와 공격수 코스타가 지목됐다. 카시야스는 전반 17분 슬로바키아의 미드필더 유라이 쿠크카(제노아)가 페널티아크에서 시도한 슛이 정면으로 날아왔으나 엉뚱하게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골을 허용했다.
코스타는 90분 동안 골을 터뜨리지 못한 채 슈팅 1개, 오프사이드 1개, 경고 1개를 기록했다.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 올 시즌 7경기에 나와 9골을 터뜨렸으나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작아졌다. 대표팀에서는 브라질 월드컵을 포함해 6차례 A매치에 나가 한 골도 터뜨리지 못했다.
전반 17분 선제골을 내준 스페인은 후반 37분 파코 알카세르(발렌시아)의 골로 균형을 맞췄지만 5분 뒤 슬로바키아 미로슬라프 스토흐(알아인)에게 결승골을 허용하고 무너졌다. 지난달 마케도니아와의 예선 1차전을 5-1 대승으로 장식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는 듯 했던 스페인은 이날 패배로 C조 3위까지 내려앉았다.
비센테 델 보스케 스페인 감독은 경기 후 “나도 이런 결과가 나올 줄 몰랐다”며 “우리는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지만 좋은 경기를 하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슬로바키아의 역습이 상당했다”면서 “선수를 탓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반면 슬로바키아는 우크라이나와 스페인을 연파하며 2승으로 C조 단독 1위에 올랐다.
E조 경기에서는 잉글랜드가 산마리노를 5-0으로 대파하고 2연승을 기록했다.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반 43분에 페널티킥 득점을 올렸다. 이밖에 슬로베니아는 스위스를 1-0으로 꺾었고, 스웨덴과 러시아는 1-1로 비겼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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