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서열화는 자신들만의 질서 형성 배제된 병사 집단 억압 등 사고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서열화는 자신들만의 질서 형성 배제된 병사 집단 억압 등 사고로"

입력
2014.10.10 04:40
0 0

김종대 디앤디포커스 편집장
김종대 디앤디포커스 편집장

의무복무를 마친 예비역 병사들은 군생활 절반이 내무생활이라고 입을 모은다. 군사 전문가, 군 정책 담당자 대부분은 내무생활을 하지 않은 장교 출신이다. 병영문제 진단이나 대책에서 현실성이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병 출신 군사전문가인 김종대(사진) 디앤디포커스 편집장을 만났다. 그는 육군의 사고나, 편한 군대의 학벌주의에 대해 서열화된 우리사회의 연장선으로 이해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육군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다.

“육군 내부의 서열화된 병영문화 때문이다. 육군은 해ㆍ공군에 비해 고립된 환경에 있어 사고가 많을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한 부대에 공부 못하는 사람, 찌질한 사람, 굼뜬 사람, 인간관계가 원만치 못한 사람들이 함께 어울렸다. ‘고문관’이 있어도 포용했고, 그것은 군 생활의 에피소드였다. 지금은 이런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배제된다. 배제가 처벌로 이어지고, 처벌을 견디지 못해 발하면 윤일병, 임병장 사건이 되는 것이다.”

-왜 배제의 문화가 만들어졌나.

“군의 특징이지만 지금 20대 문화이기도 하다. 학교나 사회에서 경쟁과 서열이라는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한 병사들이 고립된 환경에서 자신들만의 질서를 만들고 그 기준에 못 미치는 병사를 억압한다. 가혹행위도 과거에는 개인이 집단을 대상으로 했지만 지금은 집단이 개인에 대해 가한다. 대책마저 거꾸로 가면서 군이 흡수하는 조직이 아니라 구토하는 조직으로 바뀌었다. 고문관으로 불리던 A급 관심병사는 병영에서 제거하거나 분리해야 할 대상으로 본다.”

-육군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해ㆍ공군이 통합기지라 관리가 용이하고 병영문화가 다르다. 육군도 후방은 안전한 편이다. 하지만 해군도 함정처럼 고립된 환경이라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어느 환경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거다. 군이 결함이 있는 병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여기는 것도 문제다. 때리는 집단이 아니라 맞을 짓 하는 사람을 솎아내겠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때리는 집단은 면책되고 죄책감도 사라지게 된다. 중요한 것은 병사들이 가진 이런 문화를 바꾸는 것이다.”

-편하고 안전한 군대를 찾지만 그 선발기준이 학벌이나 성적이다.

“대학 입시제도의 변형이다. 점수로 서열화 하는 것이 사회에 통용되는 쉬운 논리이기 때문이다. 뽑는 사람이나 지원한 사람 모두 불만이 없다. 그러나 군마저 학력으로 재편되는 건 문제다. 육사 65기 200여명 중 5년 차 대위 85명이 전역 신청해서 난리가 났다. 육사마저 수능점수로 서열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학벌의 수단이 된 측면이다.”

-어떻게 이런 병영 문화를 바꿀 수 있나.

“병사들을 어른 취급해야 한다. 통제, 지배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존중과 배려로 그들의 생명가치를 높여 줘야 한다. MB(이명박)정부 때 군기가 빠진다고 서열화를 강화했는데 역효과가 났다. 서열화 조치를 따르지 않은 6군단에서는 사고가 덜 났다. 또 지배가 아닌 서로 조율(manipulation)하는 군대로 바꿔야 한다. 스웨덴은 훈련이 끝나면 사단장과 병사가 대화하며 훈련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는다. 외형적 군기만 강조할 게 아니라 열린 구조로 시민사회의 가치를 받아 들여야 한다. 군대가 신성한 조직이고 또 원래 그런 곳이라고 놔두지 말고, 사회 비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

정준호기자 junho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