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예선 결승전 제4국
백 박재근 (아마) 흑 이지현 4단
장면 7 좌상귀에서 엄청나게 큰 수상전이 벌어졌다. 이런 경우 보통은 한 집을 확보하고 있는 백이 유리한 법이지만 지금은 흑의 바깥수가 워낙 많아서 어느 쪽의 수가 더 빠른지 쉽사리 판단이 안 선다. 당시 기사실에서 함께 이 바둑을 관전하던 명인전 전속해설자 윤현석 9단에게 “누가 이길 것 같으냐”고 물었더니 그는 “백이 안 될 것 같다”고 대답했다.
역시 실전에서도 그렇게 됐다. 1부터 15까지 진행된 후 백이 수상전을 계속하려면 참고도 1로 수를 조인 다음 2부터 12까지 패로 버텨야 하는데 흑이 먼저 따내는 패인데다 A에 자체 패감까지 있어서 백이 패를 이길 수 없다.
그래서 박재근이 15 때 손을 빼서 하변으로 손을 돌렸지만 이지현이 얼른 17로 한 수 더 둬서 백 대마를 확실히 잡아 버렸다. 물론 이것으로 바둑이 끝났다. 175수 끝, 흑 불계승.
이로써 이지현이 3년 연속 명인전 본선에 진출한 반면, 박재근은 이 바둑에서 짐으로써 아쉽게 특별입단 기회를 놓쳤다. 2011년 제39기 명인전에서 조인선(현 3단)이 국내기전 사상 최초로 입단포인트 방식에 의한 특별입단 기록을 작성했고 2013년 10월에는 최현재(현 2단)가 특별입단 2호를 기록해 올해 명인전에서 세 번째 특별입단자 탄생이 기대됐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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