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 걸이 나올 경우의 수는? 윷이 모보다 많이 나오는 까닭은?

요즘 아이들이 푹 빠져있는 컴퓨터 게임, 스마트폰 게임이 없던 시절 인기를 누렸던 전통 게임 윷놀이. 이 윷놀이에 경우의 수와 관련된 수학의 개념이 숨어 있습니다.

경우의 수는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가짓수를 말하고, 확률은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의 정도를 나타냅니다. 이렇게 말하면 모든 아이들이 ‘뭐야?’ 하는 표정으로 쳐다 보겠죠? 그래서 경우의 수와 확률을 학습할 때는 직접 몸으로 부딪쳐 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종이컵으로 직접 경우의 수를 알아보겠습니다. 종이컵을 던졌을 때 일어나는 경우는 컵이 똑바로 서는 경우, 옆으로 눕는 경우, 뒤집어 서는 경우 이렇게 세 가지입니다.

이 세가지 중 가장 많이 나올 것 같은 경우가 어떤 것일까? 질문을 한 후 각자 순서를 정해 보도록 합니다. 그런 다음 직접 종이컵을 30번 정도 던져보면서 나오는 경우를 표시해 보는 것이죠.

결과는 옆으로 누운 모양, 바닥이 아래로 나오는 경우, 바닥이 위로 나오는 경우의 순으로 나올 것입니다. 그 이유는 종이컵이 닿는 면이 넓을수록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제 종이컵의 가능성을 생각하면서 ‘내 멋대로’ 규칙으로 윷놀이를 해 볼까요?

먼저 백판, 윷목, 바둑돌(흰 돌, 검은 돌)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다음의 순서로 게임을 진행합니다.

원래의 윷놀이 규칙은 도가 나오면 1칸, 개는 2칸, 걸은 3칸, 윷은 4칸, 모는 5칸 이동을 하지만, 여기서는 엄마와 아이가 각자의 규칙대로 움직이는 수를 다르게 정합니다. 엄마와 아이 각자 원하는 바둑돌을 정합니다. 순서를 정한 후, 두 사람이 번갈아 가며 윷목을 던지고 각자의 규칙에 따라 자신의 바둑돌을 이동시킵니다. 이때, 자신이 윷목을 던졌을 때 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윷목을 던졌을 때도 말을 같이 이동시킵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진행하여 먼저 50에 도착하는 사람이 이기게 됩니다.

윷목 하나를 던지면 나올 수 있는 경우는 배가 나오는 경우, 등이 나오는 경우 2가지입니다. 윷이나 모가 나오는 경우는 윷목 4개가 모두 등이 나오거나 배가 나오는 경우이므로 경우의 수가 각각 1가지입니다.

도가 나오는 경우는 윷목 4개가 (배, 등, 등, 등), (등, 배, 등, 등), (등, 등, 배, 등), (등, 등, 등, 배)으로 나오는 경우, 걸이 나오는 경우는 (등, 배, 배, 배), (배, 등, 배, 배), (배, 배, 등, 배), (배, 배, 배, 등)로 나오는 경우로, 도와 걸이 나오는 경우의 수는 각각 4가지입니다.

개가 나올 경우는 윷목 4개가 (배, 배, 등, 등), (배, 등, 배, 등), (배, 등, 등, 배), (등, 등, 배, 배), (등, 배, 등, 배), (등, 배, 배, 등)으로 경우의 수가 6가지입니다.

따라서 도, 개, 걸, 윷, 모 중 나올 가능성이 가장 큰 것부터 순서대로 나타내보면 개 → 도ㆍ걸 →윷ㆍ모 순입니다. 도와 걸 중에서 걸이 도보다 많이 나오고 윷이 모보다 많이 나오는 것은 윷목의 등이 닿는 면이 배가 닿는 면보다 넓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사실을 함께 공부한 후 윷놀이를 다시 한번 해보세요. 아이들이 만들 규칙은 당연해 지겠죠?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가족들이 모여 새로운 규칙으로 만든 윷놀이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자기가 배운 가능성을 적용하여 윷놀이에서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고 이로 인해서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주향 소마사고력수학연구소 부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