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권-조동화의 ‘가을 DNA’
SK의 81년생 동갑내기 박정권과 조동화(33)의 공통 키워드는 ‘가을’이다. 선선한 바람만 불면 자신이 가진 능력의 120%를 발휘한다. 그래서 ‘가을정권’, ‘가을동화’라는 타이틀이 자연스럽게 따라붙었다.
특히 박정권의 최근 타격 페이스는 뜨겁다 못해 데일 정도다. 9일 현재 타율 3할1푼3리 26홈런 104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전반기 동안 타율 2할5푼4리로 부진했지만 후반기 타율 4할1푼5리로 반전을 이뤄냈다.
완연한 가을에 접어든 10월, 5경기 타율은 무려 5할에 달한다. 지난 7일 인천 NC전에서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끝내기 안타를 쳐 팀의 4강 희망을 이어갔다. 이를 두고 이만수 SK 감독은 “역시 가을 사나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조동화는 화려하지 않지만 팀 플레이에 최적화된 선수다. 벤치에서 작전을 내지 않더라도 팀을 위한 희생을 한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개인 성적에 욕심을 낼 법도 하지만 언제나 ‘팀 퍼스트’를 외친다. 조동화는 “난 3할 타자가 아니다. 뒤에 강타자가 있기 때문에 꼭 쳐서 살아나가는 것보다 기회를 연결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SK는 마운드에 ‘구멍’이 났지만 ‘가을 남자’들이 버티는 방망이의 힘으로 4위 LG와 치열한 4강 싸움을 하고 있다. LG보다 2승을 더 해야 하는 불리한 조건이지만 박정권은 “팀 분위기는 좋다”며 “마지막까지 해보자는 마음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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