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측은 조정위 구성 거부
삼성전자와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는 8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반도체 공장 근로자 가운데 백혈병 발병 피해자들에게 보상 협의를 위한 제 3자 조정위원회 구성 관련 실무 협의를 갖고, 가족대책위 추천에 따라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삼성전자 측은 “피해 가족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하고 신속한 문제 해결을 위해 가족대책위 의견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전 대법관이 위원장을 수락하면, 위원장이 2명의 위원을 추천해 총 3명의 조정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조정위원회는 피해자 보상 뿐 아니라 사과와 예방 대책도 함께 논의할 계획이다.
하지만 삼성 직업병 피해자 모임인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측은 이날협상에서 제 3자 조정위원회 설립에 반대했다. 반올림 측은 “조정위를 구성해도 구성원의 객관성을 보장하기 힘들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즉, 조정위의 중립성을 믿을 수 없어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 등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반올림도 언제든 조정위 체제에 참여해 문제를 함께 풀어가기를 희망한다”며 반올림의 참여를 촉구했다. 가족대책위 측에서도 “삼성전자와 합의한 조정위원회 구성에 대해 반올림에 설명하겠다”며 “협상의 진행을 원활하게 하려면 조정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현재 삼성 직업병 피해 협상은 삼성전자와 반올림, 반올림에서 이탈한 피해자 가족 6명이 구성한 가족대책위 등 3자가 진행하고 있다. 반올림에는 고 황유미씨 부친 황상기씨, 뇌종양으로 투병중인 한혜경씨 모친 김시녀 씨 등이 참여하고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