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 안다만 해는 스리랑카 영세 어민들의 일터다. 서해의 두 배쯤 되는 그 널따란 바다를 껄끄러운 이웃 인도와 건너편 미얀마(버마) 등과 나눠 가지고 있다. 이맘때 닥치는 열대성저기압 사이클론은 어민들에게 가장 공포스러운 위협이지만 어부들은 어지간하면 너덧 명씩 타는 작은 고깃배를 타고 바다로 간다. 하지만 지난해에만 53명이 폭풍에 휩쓸려 돌아오지 못했다.
7일 현재(현지시간) 기상청의 오보를 믿고 출항했던 스리랑카 어민 150여 명과 어선 30여 척이 사이클론에 갇혀 표류 중이고, 어업장관은 이웃 나라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국가의 근본적인 역할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다.
사진 속 남자와 강아지는 바닷가에 나와 폭우 속에 무연히 서있다. 외신은 그가 비가 긋기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지만, 그것만은 아닐지 모른다. 아니 뭔가를 기다리는 게 아닐 지도 모른다. 뒷모습에도 표정이 있고, 우리에게 저 표정은 낯선 표정이 아니다.
최윤필기자 proose@hk.co.kr 콜롬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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