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칸타빌레' 13일 첫 방송
"우에노 주리 연기 잘해 부담 크지만 日드라마 아닌 원작만화 리메이크,
그 점 많이 감안해서 지켜봐 주세요"
“팬이 많은 작품인데 과연 제가 잘 할 수 있을까부터 고민했죠.”
여주인공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뜨거웠던 적이 있었던가 싶다. 13일 첫 방송하는 KBS 2TV 새 월화극 ‘내일도 칸타빌레’는 3개월 전부터 여주인공 캐스팅을 놓고 인터넷에서 설전이 벌어진 드라마다. 그래서인지 8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주인공 설내일 역을 맡은 심은경은 자신이 “원작만화의 팬”이라면서도 “출연 제의를 받은 뒤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면서도 내심 걱정을 했다”며 적지 않은 부담감을 드러냈다.
‘내일도 칸타빌레’는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한국판이다.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노다메 칸타빌레’는 클래식을 사랑하는 20대 음악도들의 이야기로, 일본 후지TV가 2006년 드라마로 제작해 큰 인기를 얻었고 이듬해 한국의 케이블 채널이 방송해 한국에서도 사랑을 받았다. 마니아 층까지 형성한 인기 드라마였기 때문에 한국판 제작 소문이 돌 때부터 여주인공 노다 메구미 역의 우에노 주리(28)를 능가하는 여배우의 캐스팅이 관심사였다. 세 달 전 소녀시대의 윤아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심은경, 이하나, 하연수, 천우희 등 4차원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윤아가 여주인공을 맡지 않겠다고 발표하고 네티즌들의 추천을 받은 여배우들도 “섭외조차 들어오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심은경 역시 영화와 드라마 촬영 일정이 겹쳐 곤란하다고 했다. 한국 드라마 역사상 제작사나 방송사가 아닌 네티즌 즉 대중이 주인공 섭외를 좌우하는 기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결국 심은경이 영화 촬영 일정을 조정해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한국 드라마는 제목을 ‘내일도 칸타빌레’로 바꾸고 여주인공은 엉뚱하고 발랄한 천재 피아니스트 설내일로 나온다.
“네티즌들이 영화 ‘써니’와 ‘수상한 그녀’의 발랄하고 재미있는 연기를 보고 저를 추천한 것 같아요. 하지만 ‘노다메 칸타빌레’는 우에노 주리의 작품이고 그녀가 연기를 워낙 잘했기 때문에 저도 부담이 큽니다.”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우에노 주리는 과장된 몸짓과 표정, 대사들로 매력을 발산했다. 우에노 주리는 심은경이 한국판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고 하자 “타이밍에 대한 정밀한 계산과 연기에 대한 집중도가 요구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만큼 만화적 캐릭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심은경도 “최대한 사랑스럽고 귀여운 캐릭터에 중점을 두고 여덟 살 아이처럼 연기하겠다”고 했다.
극중 심은경은 까칠한 천재 음악가 차유진(주원)을 향해 “난 사랑에 빠진 거예요. 어떤 역경도 이겨낼 수 있어!”라는 다소 닭살스러운 대사를 읊는가 하면 우스꽝스러운 잠옷을 입거나 홍당무가 된 얼굴로 몸을 뒤로 젖혀 부르르 떠는 등 우에노 주리 못지 않은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금도 설내일을 연기하고 있지만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판단은 시청자 분께 맡길게요. 기대를 해달라는 말보다는 열심히 촬영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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