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2관왕 이후 은퇴 고민하다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 결심
평창 매스스타트 종목 신설도 영향 "이상화 언니와 선의의 경쟁 펼칠 것"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 박승희(22ㆍ화성시청)가 스피드스케이팅에 도전한다.
박승희 소속사 브리온컴퍼니는 “박승희가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주종목을 전향해 10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리는 공인 기록회에 출전한다”고 8일 밝혔다. 공인 기록회는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 자격을 얻기 위한 사전 단계로 대표 선발전은 이달 말에 열린다.
박승희는 브리온컴퍼니를 통해 “소치올림픽 이후 은퇴 여부를 많이 고민했지만, 국내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에서 다시 도전해보고 싶었다”면서 “스피드스케이팅은 철저한 기록경기라는데 매력이 끌렸다. 순발력과 스피드에 승부를 걸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승희는 소치에서 쇼트트랙 1,000m, 3,000m 계주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따냈다. 500m에서는 한국 선수로 16년 만에 동메달을 따내는 등 세계 최고의 쇼트트랙 스케이터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 불참하고 은퇴한 이규혁이 이끄는 팀과 스피드스케이팅 훈련을 하며 새로운 도전에 관심을 보였다. 브리온컴퍼니는 “8월 중순께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기록 측정을 했다. 가능성이 보였다. 이 때 박승희가 종목 전향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쇼트트랙 선수들은 체력과 코너워크 능력이 다져진 만큼,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남자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 이승훈(대한항공)이 대표적이다. 특히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부터 매스스타트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해 쇼트트랙 출신 선수가 절대적으로 유리해 졌다. 매스스타트는 레인 구분 없이 여러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속도를 겨루는 종목이다. 몸싸움과 순간 스피드가 요구된다.
그러나 박승희는 주로 장거리 종목이나 매스스타트에서 활약한 종전 쇼트트랙 선수 출신들과 달리 단거리에도 도전할 가능성이 커 주목된다. 500m에서 16년 만의 동메달을 따냈듯 쇼트트랙 선수 시절에도 스타트가 좋은 선수로 이름이 높았다. 박승희는 올 여름 스피드스케이팅을 훈련하던 때에도 500m나 1,000m 등 단거리 종목에서 ‘빙속여제’ 이상화(25ㆍ서울시청)에 이어 국내 선수 중 두 번째로 좋은 기록을 작성했다는 후문이다.
한 달간의 캐나다 전지훈련을 마치고 9일 귀국하는 박승희는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동반 메달을 석권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정상에 있는 (이)상화 언니에게 조언을 얻는 등 도움을 받을 것이다. 멋진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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