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과격 수니파 무장세력‘이슬람국가’(IS)가 6일 시리아의 터키 접경도시 코바니(아인알아랍)를 일부 장악했다. IS는 지난달 16일부터 탱크와 박격포, 기관총 등 중화기를 동원해 터키로 가는 길목인 코바니를 공격해왔으나 도시 안으로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FP 등 주요 외신은 이날 IS가 코바니의 주 거주민인 쿠르드족과 격렬한 시가전을 벌인 끝에 코바니 동부 세 구역을 점령하고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등 국제연합전선이 IS를 향한 공습을 계속하고 있지만 IS의 코바니 진격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쿠르드 민병대(YPG) 수백 명도 IS에 맞서 격렬히 저항했으나 결국 방어선 일부를 뒤로 물려야 했다.
쿠르드 민병대의 수장인 에스마트 알-셰이크는 로이터 통신에 “IS가 현재 코바니 동부 안쪽으로 300m가량 들어온 뒤 다른 지역을 향해 포격을 하고 있다”며 “(IS라는) 괴물이 어린이 등 모두를 죽이는 것을 전세계가 그저 지켜보고만 있지만 우리는 있는 무기를 들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IS가 점령한 곳은 코바니의 공업지구이며 이 구역 안에는 병원도 있다.
IS와 쿠르드족의 공방이 격렬해지면서 서로를 향한 자살폭탄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5일엔 20대의 한 여성 쿠르드 민병대 대원이 코바니 동부에서 전투 중 탄약이 떨어지자 폭탄을 안고 돌진해 IS 대원 수십 명과 함께 폭사했다. IS 측도 6일 코바니 서부 검문소에서 트럭을 이용한 자살폭탄 공격을 두 차례 감행해 쿠르드 민병대와 현지 경찰 30명이 희생됐다.
IS가 코바니 점령을 앞두고 있지만 터키는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터키 정부가 IS와 쿠르드족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모두와 적대적 관계이기 때문이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총리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터키군의 시리아 내 지상군 파병은 국제사회가 IS 격퇴 전략에 알아사드 정권 전복을 포함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터키 쿠르드족을 중심으로는 터키가 시리아 쿠르드 민병대를 지원하지 않는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져 시위 참가자 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IS가 도시 안으로 진입하자 쿠르드족 약 2,000명이 코바니를 떠나 인접한 터키 국경으로 몰려가고 있으며, 최근 3주간 IS가 코바니를 공격하면서 약 18만6,000명의 난민이 터키로 피신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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