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정보화 늦은 도서에 ICT 이식
기존 초고속인터넷보다 10배 빨라
원격교육 등 활성화해 정보격차 해소
전남 신안군 임자도에 사는 나연지(10)양은 요즘 매주 금요일만 기다린다. 외국인 유학생에게 화상통화로 영어 수업을 받는 날이기 때문이다. 외국인과 만날 기회가 없었던 연지에게 선생님은 국경을 초월한 친구다. 브로콜리를 재배하는 연지 아버지 나욱주(35)씨는 이달 중 가족들과 함께 부산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나씨는 “그간 농사일 때문에 여행 갈 시간이 없었는데, 최근 외부에서도 스마트기기로 제어가 가능한 농가 정보통신기술(ICT) 시스템을 구축해 마음 편히 떠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외딴 섬마을이 첨단 ICT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KT는 7일 임자도에서 ‘기가(Giga) 아일랜드’ 선포식을 열고, 기가인터넷을 기반으로 산업간 융합이 이뤄지는 이른바 ‘기가토피아’를 실현했다고 밝혔다. 기가인터넷은 현재 상용화된 초고속 인터넷(100Mb)보다 최대 10배 빠른 것으로, 영화 한 편(700Mb)을 7초 정도에 내려 받을 수 있는 속도다.
기가아일랜드는 기가인터넷을 통해 도서지역 주민들의 생활을 개선하는 KT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다. 올 5월 황창규 회장이 “기가토피아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한 이후 KT가 내놓은 첫 성과물이다. KT는 인터넷 이용률이 낮은 지역 가운데 연내 기가인터넷 공급이 가능한 임자도를 제1호 기가아일랜드로 선정하고, 지난 5개월 동안 교육ㆍ문화ㆍ에너지ㆍ의료ㆍ지역경제 등 5개 분야에 걸쳐 이곳에 필요한 ICT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KT는 이렇게 마련한 시설을 바탕으로 도시와의 정보 격차 해소에 나설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교육 분야에서는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임자도 학생들에게 언어 교육, 문화교류 등을 제공한다.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주민복지센터에 초고해상도(UHD) TV를 설치하고 주민들이 원격으로 교육 영화 음악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기가 사랑방’을 만들었다. 여기에 센터 옥상에는 태양광 시스템을 구비, 기가사랑방 소요 전력을 태양광 설비로 자체 조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농가에 ICT 기술을 적용해 비닐하우스 안팎의 환경을 폐쇄회로(CC)TV로 확인하는 한편 외부에서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KT가 자체 개발한 당뇨 정기 검진 서비스 ‘요닥 서비스’도 처음으로 선보였다. 전용 단말기를 이용해 소변으로 간단히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로, 앞으로 신안군 내 노인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KT는 임자도를 시작으로 비무장지대 유일의 주거지역인 대성동마을과 지리산 청학동에도 기가토피아를 추가 구축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앞으로도 ICT 기술이 필요한 지역을 찾아, 도농 간 정보 격차를 줄이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신안=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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