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어귀 용달이나 시장 좌판, 동네 장터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옛날과자이다. 많은 종류의 과자들이 비닐봉지에 단단히 묶여서 차곡차곡 쌓여 있다. 커다란 봉지 가득 담겨 있지만 비교적 싼 가격에 잘도 팔린다. 허기진 빈 맛을 나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입이 궁금할 때 노닥거리며 먹기 좋은 것 같기는 하다. 놀이터 같은 데서 사람들이 더러운 손으로 신나게 부스럭거리는데 옛날과자의 특징은 싸구려 단맛에 있다. 그리고 한 주먹쯤 흘려도 아깝지 않다는 것도. 흘린 것을 꼭 발로 밟아 부수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것도 놀이의 일종이랄까. 그러고 나면 개미나 비둘기가 바빠질 것이다.
추억의 ‘센베이’를 사서 아파트 노인정이나 관리실 같은 데로 들어가는 이들도 있다. 시간을 죽이는 데 그만한 게 없을 것이다. 나도 그늘에 앉아 일없이 뻥튀기를 쪼개고 함께 늙어가는 사람들과 강냉이를 주워 삼키는 시절이 올 것 같다. 그때도 옛날과자는 양이 많아서 좀처럼 줄어들지 않을 것이며, 커다랗게 부풀린 단맛을 못마땅해 할 것이다. 날씨나 건강, 유행 따위를 이야기하며 헛헛한 표정을 짓겠지. 기원 없는 단맛과 멈출 수 없는 손이란 옛날과자의 본질이자 인생의 그것과도 닮았다. 그럴듯한 과거로 손을 뻗으면 풍성한 단맛을 주는 추억을 위해 오늘도 우리는 너무 바쁘게 살아가는 게 아닐까. 지나간 시간은 조금 부풀릴 수 있으니 지금은 조금 여유를 가져볼 일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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