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이상 대기 차종, 17일 만에 인도 받아
전남 여수시가 최근 시장 관용차량을 바꾸면서 매매계약을 맺은 지 17일 만에 차량을 받아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6일 여수시에 따르면 시장 업무용 차량 교체를 위해 지난 8월 12일 기아자동차 여천지점과 배기량 2,199㏄급 올 뉴 카니발 하이리무진(9인승) 구매계약을 한 뒤 같은달 29일 차량을 인도받았다.
시는 이 과정에서 기아차에 수차례 전화해 ‘차량 납품을 앞당겨 달라’며 사실상 특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여수시 관계자는 “새 관용차를 빨리 납품 받기 위해 기아차 본사와 지점 등 여러 곳에 독촉한 사실은 있지만 특혜를 요구하거나 받은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번에 여수시가 구입한 차종은 구매 대기자가 몰려 계약에서 출고까지 8-12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 생산능력이 100여대에 불과한데다 현재 주문량이 2,300여대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어느 회사나 민원이 있기 마련 아니냐”며 사실상 특혜 납품이 있었음을 시인하면서“출고 담당자가 회사 내부의 모 인사로부터 전화는 받았지만 누구에게서 연락이 왔는지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차량 교체를 둘러싸고 기아차가 여수시 공용차량 교체 때 영업상 도움을 받기 위한 로비용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업계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여수시가 공용차를 바꿀 때 기아차를 우선 구매할 수 있는 도움을 받기 위한 것도 있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여수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기존의 관용차가 있는데도 사용하지 않았고 리무진 차량이 없으면 시장 업무가 마비될 정도도 아니었다”며 “여수시가 멀쩡한 관용차를 바꾼 것도 모자라 공공 목적에 벗어난 새치기 특혜를 받는 것은 부적절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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