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울산, 경북 각축… 산학연관 협력, 유치委 결성 등

부산 기장군에 이어 울산시도 원전해체기술 종합연구센터의 유치 작업을 개시하는 등 향후 천문학적 규모의 원전해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지자체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울산시는 6일 오전 11시30분 본관 7층 상황실에서 ‘원전해체기술개발 및 산업육성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 협약식’을 가졌다. 컨소시엄에는 시와 울주군, UNIST, 울산대,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 (재)울산테크노파크, 현대중공업, ㈜포뉴텍 등 8개 산ㆍ학ㆍ연ㆍ관이 참여했다.
이들 기관은 협약서에서 ▦원전해체기술 기술개발 및 산업육성을 위한 공동협력 강화 ▦원전해체기술 정보공유 및 상호 행정지원 분야에 대해 적극 협조키로 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원자력시설 해체기술 종합연구사업’은 향후 예상되는 국내ㆍ외 원자력발전소 해체에 대비, 핵심기술의 연구개발과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시설ㆍ장비 등 기반 구축을 위한 것으로 2019년까지 총 1,47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세계적으론 2050년까지 총 430기의 원자력발전소가 해체될 것으로 예상되고, 군사용 원자력시설과 연구로 등까지 포함하면 약 1,000조원의 시장 형성이 예측된다. 우리나라도 향후 70년간 14조원의 원전해체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이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전국 지자체 공모를 통해 연구센터의 입지를 결정, 오는 2016년 센터 건립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런 엄청난 부가가치에 접근할 수 있는 연구센터 유치에 지자체가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하다. 전국적으론 현재 울산을 비롯해 부산, 경북, 대구, 광주, 전남, 전북, 강원 등 8개 지자체가 유치의향서를 제출한 상태.
특히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 가운데는 원전이 집중돼 있는 부산과 울산, 경북의 경쟁이 뜨겁다. 주민들에게 ‘부담’을 주는 시설이 집중된 만큼 ‘기회’도 당연 선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전국적으로는 총 23기의 원자로가 가동중인 가운데 부산과 울산, 경북지역에는 30년간 가동된 고리원전 1호기부터 2ㆍ3ㆍ4호기, 신고리 1ㆍ2호기, 월성 1ㆍ2ㆍ3ㆍ4호기와 신월성 1호기, 한울 1ㆍ2ㆍ3ㆍ4ㆍ5ㆍ6호기 등 국내 원전시설이 밀집해 있고, 특히 30년을 넘긴 고리원전 1호기는 2017년까지 연장 운영키로 했고, 월성1호기는 현재 운영을 중단하고 연장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이들 3개 지역 지자체는 유치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날 산ㆍ학ㆍ연ㆍ관 협력 MOU를 체결한 울산시는 UNIST와 울산대, 한전원자력대학원대학을 중심으로 원자력, 화학, 환경, 기계, 전기·전자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학제간 융합 공동연구를 실시하고 현대중공업, ㈜포뉴텍이 이를 실증화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울산의 역량을 집중, 향후 센터 유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틀을 구축했다” 며 “앞으로 울산의 강점과 논리를 개발하고, 공동연구와 실증화를 통해 연구센터 유치에 한발 앞서 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범군민 유치위원회 출범식을 가진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는 “가장 먼저 폐로 절차를 밟게 될 기장군에 연구센터가 설립돼야 한다”면서 “군민 의사를 모아 고리 1호기 폐로를 적극 추진하고, 원전 폐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군민에게 제공해 연구센터 유치의 타당성을 홍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북도는 국내 원전 설비의 47%를 가진 국내 최대 원전 집적지역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 내년 12월 한수원 본사가 경주로 이전되고, 원전 해체와 관련된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과 방폐장이 경주에 있는 만큼 이미 포인트를 따고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경주와 포항에 우수 연구인력을 둔 대학과 원자력 분야에 독보적 권위를 가진 교수 등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 등 유치 조건을 다 갖췄다”고 말했다.
목상균기자 sgm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