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끈 하나로 뚫린 디지털 도어록
하잖은 노끈으로 아파트 시정장치를 열어 금품을 턴 전문 절도범들이 붙잡혔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2011년 5월부터 지난달 2일까지 3년여간 포장용 노끈을 이용해 디지털 도어록을 여는 수법으로 부산지역 아파트 47곳에 침입, 5억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박모(37)씨 등 2명과 장물업자 이모(37)씨를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박씨 등은 주인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1명은 밖에서 망을 보고, 1명은 노끈을 이용해 손쉽게 문을 열고 집안으로 침입했다. 이 수법을 사용하면 디지털 도어록이 손상되지 않아 지문이나 도구를 사용한 흔적이 없다. 특히 이들은 집주인의 신속한 신고를 피하기 위해 현금보다 패물 등 귀금속과 명품시계를 주로 훔쳤다.
이런 수법에 해운대구, 금정구, 북구, 사하구 등지의 고급 아파트가 속수무책으로 털렸지만 도난 후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금품이 없어진 것을 안 피해자들이 많았다. 이렇게 훔친 물품은 장물업자 이씨가 20~30%의 수수료를 받고 처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범죄자들이 비슷한 수법을 쓰지 못하도록 디지털 도어록 제조회사에 방지장치 개발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범행 재발을 막으려면 2중 잠금 기능을 추가하거나 도어록 열림 버튼을 낮게 제작하면 효과적 일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들에게서 압수한 범행 노트에 부산시내 100여곳의 아파트 현관문 비밀번호가 적혀 있는 것으로 미뤄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전혜원기자 iamjh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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