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협의… 허용 촉구 분신 이어져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79)가 최근 티베트 방문을 중국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그의 귀환 허용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달라이 라마는 지난 2일 망명지인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서 고향에 있는 불교 성지 우타이산(五臺山)을 순례하고 싶다는 뜻을 중국측에 표명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는 “공식적이거나 진지한 협의는 아니지만 비공식적으로 내 희망을 피력했다”며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잉제(吳英杰) 중국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부서기도 순례 허용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덧붙였다.
달라이 라마는 1959년 중국에서 티베트 분리 독립을 시도하다 다람살라로 망명한 뒤 티베트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들어선 뒤 달라이 라마와 중국 정부간 갈등은 다소 완화하는 모양새다. 달라이 라마는 시 주석의 부친인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와도 인연이 있다. 1954년 베이징(北京)에서 중국어와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배울 때 시중쉰과 교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달라이 라마는 최근 시 주석에 대해서도 “전임자들보다 열린 사고를 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달라이 라마의 귀환 허용 등을 촉구하는 티베트인들의 분신도 다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지난달 간쑤(甘肅)성 간난(甘南) 티베트자치주 허쭤(合作)시에서 티베트인 대학생 라모 타스(22)가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다. 그는 파출소 앞에서 분신하기 앞서 티베트 독립과 달라이 라마의 귀환 허용 등을 촉구했다. 지난달 16일에도 칭하이(靑海)성 궈뤄(果洛) 티베트자치주 간더(甘德)현 샤짱커(下藏科)향에서 티베트인 쿤촉(42)이 파출소 앞에서 당국의 단속과 통제 강화 등에 항의하며 분신을 기도, 위독한 상태다. 두 사람의 분신으로 2009년 이후 중국 내 티베트인 분신자 수는 134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입장 변화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임을 인정하고 분열 활동을 중단할 때 비로소 달라이 라마의 귀국을 허용할 수 있다는 게 중국 정부 원칙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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