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우려도 컸던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잠정치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증시가 긴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성적표가 이미 낮아질대로 낮아진 시장 예상치마저 밑돈다면 삼성전자의 배당 확대 기대감이 축소됨은 물론, 내년 초까지 다른 전기전자(IT) 관련주와 코스피에 큰 부담으로 남기 때문이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7일 발표될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이날 기준으로 4조9,400억원 수준이다.
애초 증권사들이 올해 초 제시했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약 10조7,300억원. 현재 시장의 눈높이는 이런 연초 기대감에 비해 54%가량 줄어들었다.
이익 추정치가 떨어지면서 지난달 이후 모두 14개 증권사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치 대비 하향 조정한 상태다.
최근까지 국내 주식시장을 짓누른 문제는 환율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삼성전자, 미국은 알코아를 시작으로 3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환율에서 기업의 실적으로 이동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첫 단추를 잘 끼우지 못하면 국내 증시의 전반적 투자심리가 위축될 소지가 크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에 시장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가 비단 '첫 타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예상보다 장기간에 걸쳐 국내 증시 전체에 부담을 줄 수 있기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4분기 실적과 나아가 배당 확대 문제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느냐 못 넘느냐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4분기 실적은 3분기보다 저조한데, 3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 중후반대에 못 미치면 4분기 영업이익은 정말 3조원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여름 삼성전자 주가 강세를 이끌었던 배당확대 기대감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강 연구원은 "3·4분기 이익이 좋지 못하면 삼성전자의 연말 배당 확대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부진은 다른 IT 관련주와 더 나아가 국내 증시 전체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실망스러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 연쇄적으로 IT산업, 더 나아가 시장 전체에 가해지는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압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도 밸류에이션 부담감을 지적했다.
그는 "최근 코스피가 조정을 겪었음에도 주가수익비율(PER)이 9배 중후반대 수준"이라며 "삼성전자를 필두로 국내 상장사들의 3분기 영업이익이 이 같은 코스피 밸류에이션을 뒷받침해줄 만큼 잘 나오지 못하면 지수 하락 부담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권가 일각에서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국내 상장사의 3분기 이익은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며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제외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8월 말 기준 96조1,290억원에서 최근 94조9,750억원으로 1조1,530억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이익 전망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큰 폭의 하향 조정이 진행되고 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나머지 기업이익 전망 변화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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