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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하지 순례에 금기던 셀피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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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하지 순례에 금기던 셀피 봇물

입력
2014.10.0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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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카는 세계로 퍼지는 문화적인 전염병이다. 공중 목욕탕을 배경으로 하거나, 가족이 심각한 병으로 입원해 있는 병원에서 웃으며 셀카를 찍는 비도덕적인 행위가 국내에서도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이슬람 문화권이라고 다르지 않다. 최근 셀카가 성스러운 이슬람 행사에도 등장해 보수적인 이슬람교도들에겐 큰 골치거리가 되고 있다고 CNN 등 외국 언론들이 6일 보도했다.

성지 순례(하지)는 이슬람교도 일생에서 가장 성스러운 순간이다. 이슬람교도는 생을 마치기 전 꼭 한번쯤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를 찾으려 한다. 메카 중심에 놓인 성석 카바 주변을 도는 게 성지 순례의 하이라이트. 그 순간을 오랜 추억으로 남기고 싶은 이슬람교도들이 셀카를 찍어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이전 성지에서의 사진 촬영은 금기였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지금은 다르다. 사진을 찍는다는 의심만으로 모든 사람의 스마트폰을 다 압수할 수 없다.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하는지 사진을 찍는지 분간 할 수도 없어 문제다. 이슬람 신학자 셰이크 아심 알하킴은 “성지순례의 의미는 남에게 자랑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성지에서 셀카나 동영상을 촬영하는 것은 무함마드의 뜻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명의 발달로 세상에 더 이상 ‘성스러운’것은 남아있지 않는 듯한 시대, 셀카족들에게 가장 성스러운 것은 아마 항상 사진 한가운데 위치한 자기 자신일 것이다. 엄격한 율법 속에 살아가는 이슬람교도마저 이 추세에서 자유롭지 못한 듯하다.

이상언 인턴기자(동국대 국제통상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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