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작,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학부모 “성관계 장면 민망했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장에 미성년자 관람객이 별다른 제지 없이 입장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개막작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었기 때문이다.
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지난 2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5,000석 가운데 절반이 넘는 2,504석이 일반인 관람객으로 채워졌다. 올해는 배우와 감독 등 영화인을 위한 좌석은 그대로 두면서 종전 초청권으로 들어오던 기관장 등 VIP 좌석을 대폭 줄인 대신 일반인석을 많이 늘인 가운데 이날 현장에선 미성년자 학생들의 참석이 두드러졌다.
개막작은 도제 니우감독의 작품 ‘군중낙원’으로 1960, 70년대 대만 금문도를 배경으로 군대 내 합법적 매춘부를 관리하는 보직을 맡게 된 파오(롼징티엔)의 이야기를 그렸다. 하지만 이런 소재 탓에 영화는 성관계 장면이 그대로 묘사됐다.
영화제 관계자는 “등급 검열을 하지 않는 게 영화제 취지에 맞다 생각하며 프로그래머들의 모임인 선정위원회가 일정한 기준을 통해 영화를 판단했다”말했다.
개막식 티켓도 문제다. 개막작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면 티켓에 알림 문구를 새겨야 했지만 아무런 표시가 없었다. 특히 이번에 새로 도입된 모바일 티켓은 편의성은 높였지만 미성년자 관객의 접근은 더 쉬워졌다.
개막식에 참석한 시민 김지현(43ㆍ여)씨는 “초등학생 아들과 출입구에서 아무 제지 없이 입장했다”며 “개막작이 뭔지 모르고 왔는데 노출신이 많아 민망했다”고 말했다.
야외극장에서 상영되다 보니 상황은 밖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형 스크린과 스피커는 영화 속 노출신과 음향을 그대도 전했다.
수영구에 거주하는 이형도(37)씨는 “영화제 분위기를 즐길 겸 산책을 하러 나왔는데 신음소리가 울려 펴져 깜짝 놀랐다”며 “부산영화제의 성장과 명성에 걸맞게 사소한 부분도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제 관계자는 “나이가 어려 보이는 입장객에게는 주민등록증 제시를 요구했으며, 개막식이 끝나고 개막작이 상영될 때에는 어린 관람객을 다 퇴장 시켰다”고 해명했다.
전혜원기자 iamjh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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