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이혼 요구 아내 살해한 70대, 항소심서 형 늘어 징역 12년 선고

황혼 이혼을 요구한 아내를 살해한 70대가 징역 12년의 중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김상환)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우모(73)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2013년 9월 우씨의 아내 A씨는 45년간 이어져 온 부부관계를 청산하고 이혼할 것을 요구했다. 2년 전부터 남편이 자신의 남자관계를 의심하며 미행하거나 일상 생활을 간섭했기 때문이다. 막내딸 집에서 외손자를 돌보던 A씨를 찾아간 우씨는 이혼 요구를 거절했으나 A씨가 받아들이지 않자 말다툼을 시작했고 급기야 미리 준비해 온 나무몽둥이와 과도를 휘둘러 A씨를 숨지게 한 후 경찰에 자수했다.

1심은 “A씨의 이혼 요구에 격분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더욱 강경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우씨는 수사 과정에서 A씨의 남자관계에 대한 의심을 되풀이하면서 A씨에게 책임을 돌리며 범행을 정당화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질타했다. 재판부는 또 우씨의 계획적이고 잔혹한 범행 수법을 지적한 후 “자녀를 포함한 A씨의 유족들도 큰 충격을 받게 됐다”며 엄중한 형사처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원일기자 calle11@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