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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감] 제작발표회 건너뛴 임성한표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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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감] 제작발표회 건너뛴 임성한표 드라마

입력
2014.10.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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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한 작가가 돌아왔다. 6일부터 방영되는 MBC 새 일일극 ‘압구정 백야’를 통해서다. MBC ‘오로라 공주’를 끝내고 10개월 만이다. 그런데 반가움보다는 우려가 앞선다. 그녀의 화려한 전적 때문이다. 집필하는 드라마마다 논란에 논란을 양산하며 시청자와 네티즌들로부터 ‘작가 퇴출 운동’까지 일게 했다. 그런 임 작가이기에 방송가는 또 한 번 시끄러워질 듯하다.

MBC는 그간 ‘막장 드라마’로 대표되는 임 작가의 장편 드라마를 지난 10여 년 간 7편 방영했다. 재미있는 건 단 한 번도 논란의 중심에 서지 않은 때가 없었다는 점이다. ‘보고 또 보고’(1998)는 겹사돈 문제로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켰고, ‘온달 왕자들’(2000)은 4명의 이복 형제들과 아버지, 후처 등을 소재로 아슬아슬한 장면들과 함께 담당 PD와 작가의 갈등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엄마를 버린 아버지에 대한 복수로 이복 여동생의 애인을 빼앗아 결혼하는 ‘인어 아가씨’(2002), 신내림을 받는가 하면 귀신이 등장하는 장면들로 충격을 주다 결국 작가가 교체됐던 ‘왕꽃 선녀님’(2004), 자식들이 부모를 내쫓는 내용으로 논란이 된 ‘보석비빔밥’(2009) 등은 매번 시청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정점을 찍은 건 역시 ‘오로라 공주’다. 극중 유체이탈 등 죽음과 이민 등으로 10여 명의 배우들을 하차시키는가 하면 개연성 없는 내용과 “암세포도 생명체” 등 이해할 수 없는 대사들로 물의를 빚었다. 뿐만 아니라 임 작가의 드라마는 연장을 거듭해 ‘늘리고 또 늘리는’ 드라마로 유명하다. 이쯤 되면 임 작가 전적이 얼마나 화려한 지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MBC는 새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에 진행하는 제작발표회나 기자간담회를 이번엔 하지 않았다. 방송가에서는 임 작가의 전적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언론이나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소리를 듣겠느냐는 것이다. ‘욕 먹을 각오’로 ‘욕 먹는 드라마’를 어떻게든 방영하겠다는 뚝심으로까지 보인다. ‘압구정 백야’는 ‘오로라 공주’처럼 여주인공 백야를 전면으로 내세운 드라마로, 미술학도인 백야(박하나)는 ‘학력위조’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신정아를 모티브로 했다는 것과 남주인공 장화엄(강은탁)이 방송사 예능국 PD라는 점, 임 작가의 조카로 알려진 백옥담이 또 주연급으로 캐스팅 됐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까다로운 작업 스타일로 내부사항이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지는 탓이다.

그럼에도 MBC가 임 작가의 작품을 고수하는 건 시청률 때문이다. 한 지상파 드라마국 PD는 “임 작가의 작품은 욕은 먹을지언정 ‘못해도 시청률 20%’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어서 원고료가 비싸도 놓지 못하는 양날의 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적어도 공영방송이라면 회당 원고료 2,000만~3,000만원을 받는 작가의 작품이 그만큼의 가치를 하는가도 짚어봐야 할 시점이 아닐까 한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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