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처음 조민아를 만났을 땐, 그저 ‘핫(Hot)’한 쥬얼리의 멤버였다. 화려한 조명과 대중의 큰 사랑을 받는 빛나는 스타였다. 지금의 조민아는 다르다. 밝은 스포트라이트도 화려한 메이크업도 없지만 스스로 빛나는 별이 됐다.
2006년, 돌연 쥬얼리를 탈퇴한 후 홀로서기에 나선 조민아. 당시 그의 결정에 많은 연예계 관계자는 ‘무모하다’고 말했다. 안정되고 보장된 환경을 버린 무모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무모함은 조민아가 홀로 빛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조민아는 현재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배우이자, 걸그룹 중 최초의 파티시에로 거듭나며 박수를 받고 있다.
조민아는 “요가, 베이킹을 비롯해 국가 자격증만 총 13개가 있어요. 그래서 많은 이들이 ‘도전의 아이콘’이라고 말씀하세요. 그 도전은 단순히 취미로 한 건 아니었어요. 미래를 위해 다양한 꿈을 꾸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격증이) 생긴 거예요. 엄밀히 말하면 ‘도전의 아이콘’이라기 보다는 ‘꿈의 아이콘’이죠. 하하”라며 웃었다.
행복이란 이름의 빵을 굽는, 꿈을 굽는 배우 조민아와의 대화가 시작됐다.
●“도전은 성장의 다른 이름이다”
11세 아역 배우로 데뷔 해 그룹 쥬얼리에서 활동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어린 나이에 부족함 없이 많은 돈을 벌어봤고 과분한 사랑도 받았다. 부족함이 없던 그는 배우 활동을 위해 과감히 쥬얼리를 나왔다. 아이돌 멤버가 배우 활동을 위해 그룹을 탈퇴하는 일은 당시에는 흔한 일이 아니었다.
“그때는 정말 과분한 사랑을 받았어요. 하지만, 그 시절 만들어진 내 위치나 인기는 영원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게 당연해지면 그때부터가 내리막길이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도전을 하게 됐죠.”
쥬얼리를 탈퇴한 것이 첫 번째 도전이었다. 조민아는 이후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해 연기의 기본을 새롭게 배우기 시작했다. 그 과정을 거쳐 뮤지컬 달고나 온에어 사랑은 비를 타고를 비롯해 드라마 친애하는 당신에게 전우치 넝쿨째 굴러온 당신 영화 바리새인 등 수 많은 필모그래피를 쌓을 수 있었다.
“솔직히 쥬얼리를 떠나 홀로 배우로 활동하며 좋은 일만 있던 건 아니에요. 소속사가 없다는 이유로 초반 계약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 일도 있죠. 아이돌 그룹 출신이 주연을 맡았다고 시기한 분도 있고요. 오디션 보고 발탁된 건데 많이 억울했죠. 최근 개봉한 영화 바리새인은 제작진과의 친분으로 (우정)출연했는데, 노출 마케팅이 부각돼 마음이 아팠어요. 배우로서 노출을 꺼리진 않지만 바리새인이란 작품에서 제 역할은 노출과는 거리가 멀거든요. 늘 즐거울 수만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슨 도전이듯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조민아다운 모습이고요. 전 70, 80세가 되도 계속 도전하고 있을 거예요.”
●“힐링을 전하는 파티시에가 되고 싶어요.”
조민아의 또 다른 수식어는 파티시에, 빵 굽는 배우다. 조민아는 ‘우주여신 조민아 베이거리’라는 베이커리를 운영 중이다. 이 빵집은 일반적으로 보는 빵집과는 다르다. 100% 사전 주문 제작이고, 유기농 재료를 조민아가 직접 구매해 사용한다. 즉, 소중한 단 한 사람을 위한 맞춤 형 빵집이다.
“대량으로 만들어 파는 빵집이 아니고, 재료도 유기농을 쓰다 보니 사실 이윤추구와는 거리가 멀어요. 그럼에도 조민아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건, 대중과 같은 눈높이에서 함께 대화하며 힐링을 전해주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에요. 나를 선택한 사람을 위해 조민아식 선물을 준비하는 거죠. 전 단순히 빵을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마음을 나누고 함께 힐링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조민아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이유예요.”
처음 베이커리를 하게 된 과정은 엄마 친구의 부탁 때문이었다. 취미로 만들어 선물한 양갱과 빵을 맛 본 지인들이, 그들의 지인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며 조민아에게 부탁했다. 그의 실력은 입 소문으로 전해지며 주문량이 많아진 것. 그렇게 ‘100% 사전 주문제작 유기농 빵집’인 우주여신 조민아 베이커리가 탄생한 것이다.
“이름만 걸며 돈을 벌기 위한 빵을 만들고 싶진 않아요. 위안과 힐링, 사랑을 전해줄 수 있는 베이커리로 키우고 있죠. 기대했던 것 보다 굉장히 많은 분들이 조민아 베이커리를 사랑해 주셔서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작업실을 새롭게 만들어 베이킹 클래스를 좀 더 상시적으로 운영해 볼 생각이에요. 함께 빵을 만들고 맛보며 서로의 마음도 나누며 힐링하는 시간이 되는 거죠. 그런 힐링 베이커리가 되는 거 조민아 베이커리의 꿈입니다.”
인터뷰를 마칠 시간, 조민아의 휴대전화에서 빵을 주문하는 이들의 메시지가 계속됐다. 주문을 확인하는 조민아의 손끝은 여느 연예인의 손끝과는 달랐다. 화려한 네일아트를 벗어 던진 그 손은 직접 장을 보고 정성스레 재료를 다듬고 빵을 굽는 단아한 듯 단단한 손이었다. 그리고 조민아가 그 손이 앞으로 만들어갈 다양한 도전이 더욱 궁금해졌다.
문미영기자 mymo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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