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째 희생자로 미국인 지목도
캐나다·호주도 IS 공습에 가세
수니파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영국인 인질을 네 번째로 참수했다. 또 서방국 내 이슬람교도의 내부 테러를 촉구한 IS 선전 영상이 공개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IS가 영국인 인질 앨런 헤닝(47)의 참수 동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했다고 3일 보도했다. IS가 다른 인질을 참수할 때 썼던 것과 같은 방식의 장면이 담긴 이 동영상은 이집트 현지시간으로 이날 밤 공개됐다 이 동영상은 IS 대원이 인질로 억류 중인 미국 특수부대 출신 구호활동가인 피터 캐식(26)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으로 끝난다.
영국 정부는 헤닝 참수 동영상이 조작된 것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IS가 공개한 참수 희생자는 미국 출신 언론인인 제임스 폴리와 스티븐 소트로프, 영국인 구호단체 직원 데이비드 헤인즈에 이어 4명으로 늘었다. IS 연계조직인 북아프리카 무장단체 ‘준드 알 칼리파’에 의해 참수된 프랑스인 산악가이드 에르베 구르델를 포함하면 참수 희생자는 모두 5명이다.
이번 영상에서 복면을 한 IS 무장 대원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오바마, 당신은 샴스(시리아) 공습을 개시하면서 우리 국민을 계속 공격하고 있다. 그래서 당신 국민의 목을 계속 치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다”고 말했다. 헤닝은 영국 그레이터 맨체스터주(州) 에클스에서 두 아이를 키우던 택시기사로, 지난해 12월 시리아 난민에게 의료물자를 전달하고 구급차를 운전하는 봉사활동에 나섰다가 IS에 납치됐다.
서방국 공습과 IS 참수의 악순환이 지속되는 가운데 IS가 서방국 내 이슬람교도의 테러 봉기를 촉구해 서방국에 대한 테러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4일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오마르 후세인(27)으로 알려진 영국인 IS 대원은 전날 밤 IS가 트위터로 공개한 선전 영상에서 영국 내 무슬림을 향해 “이라크와 시리아에 싸우러 올 수 없다면 영국 심장부에 대한 테러 공격에 나서라”고 선동했다. 그는 이슬람교도들은 부도덕하고 비열한 서방국으로부터 아무것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영국 언론은 ‘이슬람 전사의 메시지’라는 제목의 2분짜리 선전 영상에 등장한 후세인이 잉글랜드 버킹엄셔주 하이위컴 출신으로 대형유통점의 보안직원으로 일하다 지난 1월 시리아 IS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서방국과 아랍국가로 이뤄진 국제연합전선은 헤닝 참수 동영상 공개 다음날인 4일 전투기와 폭격기, 무인기(드론) 등을 동원해 시리아와 터키 국경 인근 코바네 등 IS 근거지의 전투기와 박격포, 전투 장비 등을 목표물로 9차례 공습을 감행했다. 미군 전투기와 폭격기는 이라크 내 IS를 겨냥해 5차례 폭격을 퍼부었다.
프랑스, 영국에 이어 캐나다와 호주도 IS 공습에 가세하는 등 서방국가의 공습 동참에 탄력이 붙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이 주도하는 이슬람국가(IS) 공습에 6개월 동안 자국 전투기를 최대 6대 파견하고 공중급유기, 정찰기 등도 지원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IS 공습 작전 동의안을 하원에 제출했다고 3일 현지언론이 전했다. 공습 참가 병력은 총 600명으로 알려졌다. 호주도 이날 토니 애벗 총리가 주재하는 국가안보위원회에서 이라크 내 IS 공습 작전에 호주군이 참여하는 안을 최종 승인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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