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일손돕기ㆍ주택 리모델링 등 봉사활동 일상화

동덕여대 실내디자인학과 3학년 권대은양은 지난달 19일부터 사흘 간 60여명의 동료들과 서울 한남대교 남단의 다리 밑 18개 교각에 벽화를 그렸다. 벽화의 주제는 ‘상상력과 호기심을 이끄는 꿈의 공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소재들을 자유롭게 표현해 다리 밑을 걷는 동안 행인들이 동화 속 공간에 들어와 있다는 느낌을 갖도록 한다는 취지다. 권양은 “장소 선정을 비롯해 기획부터 관공서 협의, 벽화도색 작업 등 전 과정을 도맡아 진행하는 활동이어서 쉽지 않았지만 한남대교 쉼터를 찾는 시민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더 큰 애착과 성취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 특별한 이벤트는 금호건설이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아름다운 벽화 만들기-빛 그린 어울림 거리’이다. 60여명의 참가자들은 금호건설 온라인 홍보대사 ‘파블로 11기’를 포함해 수도권 주요 대학의 미술전공 학생들, 그리고 ‘네오맨’사회 벽화봉사단 소속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지역의 노후화된 공간을 아름다운 벽화거리로 조성하는 것. 한남대교를 선정한 이유도 1966년 완공돼 한강의 다리들 가운데 네 번째로 오래됐기 때문이다.
금호건설은 벽화 만들기 사업을 통해 서울 지역 곳곳을 숨은 명소로 바꿔나가고 있다. 시작은 2009년 8월 성균관대, 추계예대 등 5개 대학 벽화 동아리 자원봉사자들과 함께였다. 서울 홍제동의 달동네인 개미마을에 조성한 ‘빛 그린 어울림 거리 1호’가 첫 작품. 테마별 벽화거리가 조성된 홍제동 개미마을은 인왕산 등산로 초입에 위치해 외부 방문객이 많은데다,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사진 동호인들의 방문이 크게 늘었고 이제는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벽화거리’라는 평을 들을 정도다.
2011년 8월에는 서울 금천구에 있는 금천초등학교에 ‘빛 그린 어울림 거리 2호’를 조성했다. ‘세상에서 가장 웃음이 많은 등굣길’이란 주제로 쾌적한 자연과 어우러진 학교 외관의 특성을 살려 학교 정문에 이르는 약 80~90m 구간의 긴 담벼락에 벽화작업을 했다.
2012년 8월 서울 이태원에 조성된 ‘빛 그린 어울림 거리 3호’의 주제는 ‘그녀를 만나는 곳 100m 전’. 총 100m에 이르는 담장에 사랑과 희망의 이미지를 담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는 배달원의 모습을 그렸다. 커다란 붉은 장미가 그려진 계단에는 실제로 연인들이 사랑을 고백하고, 사진도 촬영할 수 있는 포토존을 설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3년 서울 은평구 신사동 산새마을에 ‘빛 그린 어울림 거리 4호’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마을 곳곳 전신주에까지 벽화를 그려 넣자 주민들로부터 “산새마을의 정체성을 깊이 생각하도록 이끌어줬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처음 벽화거리 조성 봉사활동을 시작하려고 했을 때에는 주민들이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낙후지역이 예술의 거리로 탈바꿈하고 관광객들이 몰려오면서 지금은 각 지역에서 벽화거리 조성을 부탁하는 일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금호건설 사회공헌 활동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임직원으로 구성된 ‘아름다운 어울림 자원봉사단’이다. 2004년 발족한 이후 현재까지 연 1,000회 이상의 봉사활동을 체계적으로 실천해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11년 4월부터 매년 경기 화성시 신천리 마을을 방문해 진행하는 농촌 일손돕기 봉사활동. 신천리 마을은 70가구 15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곳으로 쌀과 포도가 특산품인 지역으로 금호건설과 1사1촌 자매결연을 맺으며 인연이 시작됐다.
올해에는 충북 증평군 증평읍 사곡리 마을과 추가로 자매결연을 맺어 보다 적극적인 농촌사랑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참여 임직원들은 조별로 일손이 특히 부족한 농번기에 집중적으로 자매결연 마을을 찾아가 농촌 봉사활동을 실시한다. 더불어 마을에서 키운 농산물을 임직원들이 구매하는가 하면, 마을주민들을 회사에 초청하기도 한다.
이밖에 사랑의 집짓기 운동도 금호건설의 대표적인 사회공헌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사랑의 집짓기 운동은 살림이 넉넉지 않은 인근 지역 주민들 가운데 1가구 이상을 지정, 주택 리모델링과 신축 작업을 벌이는 봉사활동이다. 지난해 9월에는 스물 일곱 번 째 ‘사랑의 집-어울림家’를 신천리 마을 기초생활 수급자 가정에 선사했다. 2004년 12월 이 캠페인이 탄생한 뒤로 벌써 스물 일곱 개의 ‘사랑의 집’이 탄생한 것이다. 특히 금호아시아나플라자로 해외사업을 재개한 금호건설은 베트남에서도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전개한다. 금호는 베트남 이웃 9가구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앞으로도 사회공헌활동에 필요한 경비를 충분히 지원하고 참여하는 임직원들을 위해 휴가, 근무인정제도, 인사평가 반영, 포상 등을 확대 실시할 예정이다”며 “직원의 자율적인 참여에 기초한 전문화한 사회공헌활동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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