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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처럼…LoL도 유행전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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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처럼…LoL도 유행전술 있다

입력
2014.10.0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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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롤드컵, 나진 실드와 클라우드 9의 조 1위 결정전 경기. 라이어게임즈 제공
2014 롤드컵, 나진 실드와 클라우드 9의 조 1위 결정전 경기. 라이어게임즈 제공

국내 e스포츠계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열풍’으로 요약할 수 있다. PC방 점유율에서 40%를 넘나들며 약 110주 이상 주간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LoL은 개최하는 e스포츠 대회마다 수많은 관중을 동원하며 매진 사례를 연출하는 등 ‘대세’를 굳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9월부터는 LoL의 세계대회인 ‘2014시즌 LoL 월드 챔피언십’이 국내에서 열리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LoL이 e스포츠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그와 관련된 각종 개념들도 기타 스포츠와 관계를 가지고 생겨나고 있다. 특히, 최근 월드컵 열기로 인해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축구의 포메이션과 같이 매 시즌 변화무쌍하게 바뀌는 LoL의 전술 또한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축구에는 그 시대를 대표하는 전술이 있다. 1970년대 공격과 수비의 구분이 없는 ‘토털사커’, 90년대 3-5-2 시스템을 기본으로 한 ‘압박축구’, 2000년대를 풍미한 패스 위주의 ‘티키타카’ 등 축구의 전술은 시대의 흐름과 발맞춰 발전해왔다.

LoL도 e스포츠 리그가 지속될수록 각 팀들이 강점을 키우고 약점을 보완하면서 자연스레 생기는 전략의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를 e스포츠 팬들은 ‘메타’라고 부른다. 이는 가장 성공적인 게임을 이르는 ‘메타게임(metagame)’에서 온 말로, 축구의 포메이션처럼 당시 가장 유행하는 전술을 일컫는다.

LoL의 메타는 매시즌 유행에 따라 끊임없이 변한다. 보통 상ㆍ중ㆍ하단의 공격수와 서포터, 정글 플레이어로 나뉘는 역할에 어떤 챔피언(캐릭터)이 위치하는가에 따라 그 스타일이 변화무쌍하게 달라진다.

특히 라이엇 게임즈가 모든 플레이어들이 공정하게 게임을 즐기면서도 흥미진진한 경기를 유도하기 위해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와 함께 게임 내 각 요소의 밸런스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함에 따라 실시간으로 그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LoL 국내 e스포츠 초창기라 할 수 있는 2012년에 유행한 메타는 ‘한타형 정글과 장판 전술’로 표현할 수 있다. 각 공격로를 이동하며 게릴라전을 펼치는 성격이 강한 정글 플레이어가 본인의 공격력보다는 본격적으로 5대 5의 싸움(한타)에 참여해 팀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

또한 넓은 범위를 공격하며 상대의 움직임을 둔화시키는 한편 다수의 적에게 동시에 피해를 입히는 일명 ‘장판 전술’이 또 하나의 축으로 등장했다. 이 전술을 가장 잘 활용한 팀은 CJ 엔투스 프로스트(당시 아주부 프로스트)였다. 2012년 9월 열린 서머 결승전에서 유럽의 CLG EU에 극적인 3:2 역전승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명가를 만들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다.

이듬해인 2013년은 본격적으로 국내 LoL e스포츠가 꽃을 피우기 시작한 해로, 그에 걸맞게 다양한 전술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중 대세를 이룬 것이 ‘시야 장악’과 ‘스플릿푸쉬’를 활용한 운영 전략이었다. 이는 경기 초반부터 작은 우위를 유지하면서 상대편의 반격 기회를 최소화하고 그대로 게임을 끝내기 위해 등장한 전술이다. 초반의 이득을 바탕으로 전장의 시야를 확보해주는 아이템을 대량으로 구매,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함으로써 공격의 기회를 차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4명의 팀원과 별도로 행동하며 상대가 한쪽에 집중해 있는 동안 다른 진영을 파괴하는 스플릿푸쉬 또한 전술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런 전술 바탕으로 지난 10월 LoL 시즌3 월드 챔피언십에서 SK텔레콤 T1 K가 우승하며 한국형 전술이 전세계에 유행하기도 했다.

올해 LoL e스포츠에는 새로운 강팀들이 생겨나며 춘추전국시대의 양상을 띠고 있으며, 그에 따라 전술들도 더욱 세밀하게 진화하고 있다. 초반 이득을 끝까지 유지하는 운영 전략은 유지한 채, 서로의 공격로를 변화무쌍하게 바꾸고 먼 거리를 순간적으로 이동하는 기술을 활용, 매순간 수적 우위를 점함으로써 지속적으로 국지전의 승리를 취하는 전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런 LoL 메타에 대한 연구는 롤드컵이 진행됨에 따라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축구에서 월드컵이 개최될 때마다 새로운 전술이 등장해 전세계적인 유행을 가져온 것처럼, 이제 본격적으로 8강 이후 일정이 진행되는 롤드컵 기간에도 또 어떤 전술이 등장해 전세계 e스포츠 팬들을 흥분시킬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안민구기자 am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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