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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살 남대문시장, 몰라보게 젋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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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살 남대문시장, 몰라보게 젋어질 겁니다

입력
2014.10.0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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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됐지만 온라인에 밀려

하루 손님 20만... 전성기 절반 수준

"패션 품목 강화해 젊은층 잡을 것"

서정일 상인회장이 1일 남대문시장 대도상가-신관 쉼터에서 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정일 상인회장이 1일 남대문시장 대도상가-신관 쉼터에서 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찰칵 찰칵~ 엿을 사시오, 엿을 사.’

1일 오전 서울 남대문시장 사거리에선 엿장수의 신명 난 엿가락 한판이 벌어졌다. 남대문시장 600주년을 맞아 3일까지 펼쳐지는 다채로운 이벤트들 중 하나다. 엿장수의 행운 엿은 물론, 퓨전 국악공연, 마술쇼, 현대무용, 비보이 등 축하 무대가 준비됐다.

지난 2000년 하루 방문객 40만~50만 명을 넘을 정도로 최전성기를 구가하던 남대문시장이지만 최근에는 내방객들이 줄면서 숙제도 많아졌다.

서정일(62) 대도상가-신관 상인회장은 “대한민국 대표 전통시장인데도 인근 시장 및 마트에 비해 시설 지원이 열악하다”며 남대문 시장 상인들의 애환을 쏟아냈다. 대도상가-신관은 1960년 세워진 남대문시장 최초의 도매상가다. 소매점 위주의 대도상가-구관과 더불어 증축이나 특별한 리모델링 없이 54년 전 모습 그대로 남대문 시장의 역사를 고스란히 지켜본 상가다.

현재 남대문시장에는 판매 품목별로 80개의 상가 건물에 1만1,000여 개 점포가 입점해 있다. 상인 수는 5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판매 물품도 각종 의류와 장식품부터 꽃, 주방용품, 가전제품, 안경, 수입 물품, 길거리 음식에 이르기까지 1,700여 개에 달한다. ‘고양이 뿔 빼곤 다 있다’ ‘벌거벗고 와도 시장을 나설 땐 다 갖추고 나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국내 보따리상은 물론, 대만ㆍ홍콩 등 화교 및 일본 상인들과의 거래도 활발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최근 백화점, 대형 마트, 아울렛 매장 등이 늘고 인터넷 거래가 보편화 되면서 이곳 매출은 크게 줄고 있다. 서 회장은 “하루 평균 내방객이 전성기의 절반 수준인 20만 명에 불과하다”고 했다.

우선 접근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더 많은 대중교통편과 지하 주차장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동대문 시장의 경우, 지하철 1, 2, 4, 5호선이 지나고 버스들도 많은 반면, 남대문 시장에는 4호선만 지나간다”며 “지상과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도 부족하다”고 털어놨다. 역 이름 역시 ‘남대문시장역’이 아닌 ‘회현역’인 점도 지적했다. 남대문이 국보 1호인데도 불구하고 ‘남대문역’은 없다는 것이다. 주변에 공용 주차장이 없는 점도 들며 ‘대형 지하주차장’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동대문시장과 비교할 때 손님 연령대가 높은 점 역시 개선점으로 꼽았다.

서 회장은 “미래 소비계층인 젊은이들의 발길을 다시 붙잡는 게 관건”이라며 “패션, 액세서리 등 젊은 층 선호 품목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남대문 시장은 1414년 나라에서 몇몇 상인들에게 ‘정부 임대전’ 형식으로 자리를 내 준 게 시초로 꼽힌다. 1897년 최초의 근대 상설시장으로 상거래의 기틀을 잡았다. 1954년에는 큰 불이나 시장 전체가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놀이터이자 막걸리잔을 기울이며 애환을 덜 수 있는 해우소 역할을 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골라~ 골라~’ 가락으로 유명한 ‘골라 상인’들이 서울올림픽을 전후로 해외 유명세를 타면서 관광 명소가 됐다.

글ㆍ사진=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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