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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모토로라의 귀환

입력
2014.10.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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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휴대폰 제조업체 모토로라는 오래 전 TV를 생산했다. 1970년대 초 집 안방에 있던 TV가 모토로라에서 만든 제품이라 기억한다. 모토로라는 2차 대전 때 워키토키 등의 무선통신기기와 휴대용 라디오 등 방산용 제품을 생산하면서 통신분야의 독보적인 업체로 성장했다. 1969년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과 지구가 교신한 것도 모토로라 덕분이다. 1950년대부터는 TV 등을 생산하면서 가전업계의 선두 주자로 나섰으나 1974년 TV사업부문을 매각하는 등 가전분야를 정리하고 통신분야에만 집중했다.

▦ 모토로라는 1920년대에는 자동차에 장착하는 진공관 라디오를 처음 시판한 회사였다. Motorola라는 사명도 자동차 ‘Motor’에 이탈리아어로 목소리인 ‘Ola’를 붙여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모토로라는 1946년에 카폰, 1973년에 휴대폰 개발에 성공했고, 10년 뒤인 1983년에는 세계최초 상업용 휴대폰 ‘다이나택8000X’를 출시했다. 이후 휴대폰 분야에서 승승장구했다. 1996년 출시된 ‘스타택’은 6,000만대를 팔았다. 2003년 선보인 ‘레이저’는 1억4,000만대를 팔아 휴대폰 시장에 ‘모토로라 쇼크’를 일으켰다.

▦ 다양한 업종 변신에 성공했던 모토로라는 그러나 2007년 ‘아이폰 쇼크’를 맞은 이후 스마트폰 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뒷걸음질 쳤다. 모토로라는 결국 2011년 구글에 인수됐으나 손실이 2012년 6억달러, 2013년에는 9억달러를 넘었다. 구글은 올해 모토로라 단말기사업부와 2,000여개의 특허를 중국의 레노버로 매각했다. 모토로라에게는 굴욕적인 일이다. 레노버는 IBM PC사업부를 인수한 세계 최대의 PC업체로, 중국 내 휴대폰 시장점유율도 2위에 올라있다.

▦ 모토로라 인수로 레노버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4위에 올랐다. 특히 세계 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올해 2분기 점유율 1위를 차지해 삼성전자를 추월했다. 모토로라 브랜드파워를 앞세운 레노버가 슬슬 삼성전자의 아성을 위협하는 것이다. 레노버는 내년까지 전세계에 1억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등 조만간 휴대폰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야심을 보였다. 애플의 ‘아이폰6’ 출시로 타격을 입고 있는 국내 휴대폰 업체들에게 모토로라의 귀환은 그리 달갑지 않을 듯하다.

조재우 논설위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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