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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 끝낸 신종훈, 마침내 금빛 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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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 끝낸 신종훈, 마침내 금빛 펀치

입력
2014.10.0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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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AG·런던올림픽 충격패 이후 방황과 좌절 딛고 메이저대회 제패

함상명도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 금... 한국 복싱 12년 만에 금 퍼레이드

신종훈(오른쪽)이 3일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복싱 남자 라이트 플라이급(49kg)결승전에서 비르잔 자키포프(카자흐스탄)의 오른쪽 옆구리에 펀치를 날리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신종훈(오른쪽)이 3일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복싱 남자 라이트 플라이급(49kg)결승전에서 비르잔 자키포프(카자흐스탄)의 오른쪽 옆구리에 펀치를 날리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복싱은 승자와 패자의 명암이 가장 극명한 스포츠다. 도망갈 곳 없는 가로 세로 6.1m 사각의 링에서 한 쪽은 환호하고 다른 쪽은 쓰러져 눕는다. 그런 의미에서 신종훈(25ㆍ인천시청)에게 최근 3년 간은 가혹했다. 2009년, 2011년 2차례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거머쥐며 한국 복싱의 미래, 간판이라는 수식어를 달았지만 지난 3년 동안은 단 한 차례도 시상대에 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8강 탈락 고배를 들기도 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16강에서 떨어졌다. 한 때 남자 라이트플라이급(48㎏) 세계랭킹 1위까지 오른 그는 ‘우승후보 0순위’라는 예상평이 무색하게 늘 패자였다.

뜻하지 않은 두 번의 악몽은 곧 방황을 의미했다. 링 안에서 도망치지 못한 그는 술에 취해 링 밖을 배회하며 현실을 부정하려했다. 런던 올림픽 이후 두 달 가까이 흥청망청 놀며 좌절감에서 벗어나려 했다. 그러나 길거리에서 그를 알아봐 주고 격려해 주는 팬들 덕분에 다시 글러브를 꼈다. 지난해 5월 발목 부상, 11월에는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충격의 패배도 당했지만, 결국 태극 마크를 다시 달았다.

‘불굴의 복서’ 신종훈이 마침내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신종훈은 3일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복싱 라이트플라이급 결승에서 비르잔 자키포프(카자흐스탄)를 3-0 판정으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4년 전 8강에서 뼈아픈 패배를 안긴 자키포프를 다시 만난 신종훈은 1라운드 초반부터 거세게 밀어붙여 카운터 펀치를 잇달아 성공시켰다.

이로써 한국 복싱은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12년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다. 부산 대회에서 금메달만 3개를 수확했던 한국은 2006년 도하 대회에서 은3, 동1에 그쳤고 광저우 대회에서는 동메달 1개만 따내는 굴욕을 맛봤다.

‘2전 3기’로 메이저 종합대회 금메달을 거머쥔 신종훈은 “금메달을 따면 눈물이 날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눈물이 안 난다. 울고 싶은데 눈물이 안 나온다”면서 “너무 좋아서 그런가 보다. 얼떨떨하다”고 감격해 했다. 또 “광저우 때부터 런던 때까지 실패를 많이 맛봤는데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너무 기분이 좋다”며 “복싱하면 신종훈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열린 밴텀급(56㎏)에서는 함상명(19ㆍ용인대)이 중국의 장자웨이를 3-0 판정으로 꺾었다. 함상명은 힘을 앞세운 장자웨이의 공격에 1라운드 내내 고전했지만 2라운드부터 체력이 떨어진 상대를 일방적으로 몰아 붙였다. 라이트웰터급(64㎏)의 임현철(19ㆍ대전대), 라이트헤비급(81㎏)의 김형규(22ㆍ한국체대)는 나란히 은메달을 차지했다.

인천=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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