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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회장 누구의 품에?

입력
2014.10.0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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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회장 선임의 정치학

‘사상 첫 내부 출신 인사의 입성이냐, 중량감 있는 외부 인사 영입인가.’

KB금융지주 회장 후보가 8명으로 압축되면서 누가 위기에 빠진 조직의 차기 수장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유례없이 후보 명단을 공개하고 투명성을 강조한 터라 관전 포인트도 달라졌다. 낙하산 인사 관행에 대한 비판 여론, 영남권 일색인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출신지역 쏠림 문제, 지주회장의 은행장 겸임 여부 등도 최종 인선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재로선 KB금융 내부 출신 인사가 최종 회장 후보로 낙점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KB사태가 낙하산 CEO간 권력 다툼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강할 뿐더러, 노동조합을 포함한 조직원들이 내부 출신의 회장 선임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기 때문. 회추위가 회장 후보 선출을 사실상 공개 경선 방식으로 바꾸면서 ‘외풍’의 개입 여지가 좁아진 것도 사실이다. 김영진 회추위원장은 “노조가 내부 출신 회장을 원하고 있는 점에 대해 개인적으로 동의한다”고도 했다.

1차 후보 8명 중 KB금융 근무 경력이 있는 내부 출신 인사는 5명. 이중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과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이 최종 후보에 가장 근접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각각 서울, 전남 나주 출신이라 금융지주 회장들의 지역 편중 논란에서도 자유롭다.

김 전 부행장은 국민은행 행원으로 입사해 부행장까지 오른 유일한 정통 ‘KB맨’ 출신 후보다. 영업ㆍ재무 분야에 정통하고 조직 내부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이다. 윤 전 부사장은 삼일회계법인 부대표였던 2002년 김정태 당시 국민은행장의 영입으로 부행장을 맡아 재무ㆍ전략ㆍ영업 등을 두루 거쳤다. 또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KB금융지주 부사장을 맡아 회추위 구성원인 사외이사들과 친분이 깊다.

외부 출신 후보 중에는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이 가장 앞자리에 거론된다. 신한금융그룹에서 은행 증권 캐피털 등을 두루 경험한 게 이 전 부회장의 최대 자산이다. 그와 더불어 외부 출신 후보 ‘빅3’로 꼽히던 이종휘 미소금융재단 이사장과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이 후보 명단에서 빠진 것도 ‘호재’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구 태생으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금융인 모임을 이끈 전력은 약점으로 꼽힌다. 한 금융권 인사는 “정권이 이 전 부회장을 얼마나 강력하게 미느냐가 최종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KB금융 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국민은행장을 내부 출신에게 맡기는 조건으로, 지주 회장 자리에는 외부 인사를 낙점하려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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