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상업주의·빈부격차 조장"
“당신 아이의 삶을 성공으로 이끌 것이다.”
미국 퀸즈 롱아일랜드 시티에서 3~5세 미취학 아동들을 위한 ‘크로스핏 센터’를 운영하는 미셸 켈버는 지난 1일 뉴욕타임스(NYT)에 어린이 크로스핏을 이렇게 소개했다. 크로스핏(cross-fit)은 여러 종목의 운동을 함께 한다는 뜻이다. 근력 과 유산소 운동 등을 섞어서 하는 고강도 운동이다. 1990년대 경찰과 군인들의 훈련을 위해 미국에서 개발됐다. 최근 몇 년 새 우리나라에서도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NYT는 어린이들을 위한 크로스핏이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장점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 이에 대해 어린이들에게 크로스핏이라는 비싼 운동을 시키는 것 자체가 빈부격차를 조장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NYT에 따르면 크로스핏은 지나친 운동 강도와 이에 따른 부상으로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독실한 추종자’들이 늘어나고, 특히 어린이 크로스핏은 거대한 시장을 창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한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 미국에서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한 13세 이하 어린이들은 14만여 명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는 세 배 이상 불어나 46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내 크로스핏 수업은 700여 곳에서 펼쳐진다. ‘크로스핏 키즈’의 공동 창업자 제프 마틴은 “어린이 크로스핏의 목표는 건강한 네 살 어린이를 만드는 게 아니다”라며“육체적인 활동을 통해 아이가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에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용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롱아일랜드 시티에서 크로스핏 수업을 수강하려면 월 140~260달러(15만원~27만원)를 지불해야 한다. 일주일에 한 번 또는 두 번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멤버십에 가입할 수 있다. 아이들은 수업에서 30분 정도 운동을 하고 기본적인 영양에 대해서도 배운다. 수업내용은 원숭이처럼 벽에 달린 바에 매달리거나 개구리처럼 튀어 오르는 동작 등이다. 크로스핏 코치 켈버는“아이들은 크로스핏에 최면에 걸린 듯 마음을 사로잡힌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사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독자들은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아이들에게 고급 운동을 시키는 것에 대해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크로스핏이 지나친 상업주의이며 아이들 사이에서 빈부격차를 조장한다는 이유에서다. 아이디 Pam은 “뛰고 점프하는 것 마저 상품화하고 민영화한다”며 어린이 크로스핏을 비판했다. 아이디 Sarah 역시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공짜로 놀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말이 맞다”면서도 “하지만 매력적이고 도전적인 놀이터는 이제 사라졌고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지루해질 수밖에 없는 놀이터만 남았다”고 꼬집었다. 아이디 DCL은 “어린이 크로스핏은 비싼 사립 학교와 마찬가지로 이웃에게 문을 걸어 잠그고 부유한 사람들을 만나는 방법 중 하나다. 건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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