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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과 함께 돌아온 서태지, 음악으로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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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과 함께 돌아온 서태지, 음악으로 말하라

입력
2014.10.0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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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와의 프로젝트 '소격동', "역시 서태지" 반응 이끌었지만

괜찮은 음악...괜찮은 시도 불구 시대착오적 신비주의 고수 아쉬워

서태지가 음악활동을 재개한다는 소식에 대중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1990년대를 살았던 세대라면 그의 이름 하나만으로도 들썩이던 가요계를 기억할 것이다. 그가 내놓은 음악은 매번 가요계에 신선한 자극이 됐다. ‘응답하라 1994’ 같은 드라마는 상대적으로 서태지를 잘 모르는 젊은 세대에게도 그의 음악을 새롭게 들려주었다. 젊은 세대부터 중년까지 서태지에 대한 관심은 음악 하나면 충분한 상황이다.

실제로 서태지가 9집 ‘콰이어트 나이트’를 발표하기에 앞서 아이유와 함께한 ‘소격동 프로젝트’는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단숨에 멜론, 벅스, 엠넷, 소리바다, 올레뮤직, 네이버뮤직, 다음뮤직, 싸이월드뮤직, 지니 등 9개 음악 사이트의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랐다. 순위만 높은 게 아니라 그 효과 또한 긍정적이다.

우선 이 특별한 콜라보레이션 작업이 서태지 세대와 아이유 세대가 음악을 통해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서태지는 ‘소격동’에 트렌디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바탕으로 1990년대 감성이 묻어나는 아날로그 발라드를 그려 넣었다. 차가움과 따스함,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적인 발라드와 사회적인 정조, 1990년대와 2014년의 공존이 ‘소격동’이라는 프로젝트로 구현됐다. 음악 하나로 이만한 성취를 거둘 수 있는 것을 보면 ‘역시 서태지’라는 상찬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같은 성취에도 불구하고 서태지의 활동 재개에 잡음과 논란이 끊이지 않은 것은 왜일까. 서태지가 KBS ‘해피투게더’에 단독 출연, 유재석과 1대1 토크를 할 것이라는 발표가 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추가했다. 이 발표는 TV 프로그램이 서태지를 위해 형식마저 바꾸겠다는 것이어서 특혜로 받아들여졌다. 시대가 어느 때인데 여전히 신비주의인가 하는 부정적 시선이 쏟아졌다. 연예인도 일반인과 어우러지는 시대에 독야청청 하는 모습이 시대착오적인 느낌을 준다.

아이유와 함께 ‘소격동 프로젝트’를 한다고 했을 때도 그의 진심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심지어 아이유에 묻어가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고 ‘소격동 프로젝트’의 성공이 서태지의 성공인지 아이유의 성공인지 애매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괜찮은 음악에 괜찮은 시도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소통이 안 되고 있는 것이다.

서태지의 신비주의가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의 과정을 통해 깨져나가면서 그에 대한 대중의 실망이 생겼다는 사실이 그 바탕에 깔려 있다. 최근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이지아가 자신의 불행했던 결혼 생활을 고백해 서태지에게 더 큰 부정적 이미지가 생겼다.

사생활이라는 것은 당사자가 아니면 잘잘못을 알 수 없다. 그러니 서태지의 사생활에 섣불리 뭐라 말하기 어렵다. 다만 대중의 정서가 이런 마당에 서태지 측의 홍보 마케팅은 그 방법이 부적절한 것으로 여겨진다. 조용히 음악 활동에 집중했다면, 사생활과는 별개로, 음악인 서태지가 많은 공감을 받지 않았을까. 과잉 홍보와 관심이 결국 서태지에게 독으로 돌아왔다. 이것은 반대로 그가 음악을 통해서만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할 수 있다는 걸 말해준다. 그가 부르는 ‘소격동’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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