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모터쇼서 콘셉트카 2종 공개, '타르가 톱' 구조의 디자인 호평
"SUV 명가 부활" 3년간 개발 심혈, 마힌드라 체제 첫 車… 내년 1월 출시
파리모터쇼가 개막한 2일(현지시간) 오후 4시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전시장. 쌍용자동차 전시관에서 글로벌 전략 모델 ‘Ⅹ100’의 마지막 콘셉트카 ‘ⅩⅣ-Air’와 ‘ⅩⅣ-Adventure’가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순간 해외 언론 관계자와 세계 60여 개국에서 모인 쌍용차 딜러들의 관심이 고조됐다.
우선 ‘타르가 톱’(차 지붕 상단이 개방) 구조가 눈에 띄었고, 쌍용차 특유의 단단함이 어우러진 디자인이 호평을 받았다. 콘셉트카라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 이날 공개된 차들은 내년 초 양산에 들어가는 신차와 거의 동일한 수준. 2007년부터 쌍용차 영국 판매를 총괄하는 폴 윌리엄스씨는 “디자인이 훌륭하고,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성능 역시 최고일 것”이라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급속히 늘고 있는 유럽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Ⅹ100은 SUV의 명가 쌍용차가 지난 2011년 인도 마힌드라 그룹에 인수된 뒤 3년 넘게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글로벌 전략 모델이다. 엔진부터 차체까지 독자기술로 만든 쌍용차의 1호 소형 SUV이자, 마힌드라 체제에서 내놓는 첫번째 작품이다.
쌍용차는 내년 1월 1,600㏄ 가솔린엔진 모델 국내 출시를 위해 평택공장에 생산라인을 갖추는 중이다.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목표로 개발한 차라 3월부터는 수출용도 생산에 들어간다. 디젤엔진 차는 내년 7월 1일부터 양산을 시작하고, 이후 적재량을 높이기 위해 차체를 30㎝ 늘린 롱 바디 모델도 출시할 계획이다. 연간 생산 목표는 쌍용차의 올해 전체 판매량(약 15만대)에 버금가는 12만대다.
쌍용차는 경쟁차종으로 르노삼성의 QM3와 닛산의 주크를 꼽고 있어 가격도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연비는 인증 전이지만 2,000㏄ 엔진이 장착된 뉴 코란도C의 ℓ당 17.2㎞(2륜 구동, 수동변속기) 보다 소폭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Ⅹ100출시가 임박하자 쌍용차는 지난 1일 130여 명의 해외딜러를 파리로 초청해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대리점 대회’도 열었다. 적은 차종으로 고군분투해온 딜러들에게 Ⅹ100을 소개하고 출시 전략과 마케팅 방향을 함께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1954년 ‘드럼통 버스왕’ 하동환의 자동차제작소로 시작해 1986년 쌍용그룹에 인수된 쌍용차의 역사는 숱한 풍파로 얼룩졌다. 1990년대 중반 뉴코란도와 무쏘로 전성기를 구가했지만 외환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며 대우에 인수됐고, 대우가 무너진 뒤에는 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에 팔려갔다. 2009년에는 청산위기와 법정관리, 정리해고로 인한 ‘쌍용차 사태’까지 겪었다. 3년 전 마힌드라 품에 안겼지만 쌍용차 사태의 후유증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쌍용차는 Ⅹ100이 이처럼 험난했던 여로에 마침표를 찍고 재도약의 발판이 돼 주기를 바라고 있다. Ⅹ100이 성공해야만 렉스턴 후속모델인 프리미엄 SUV 'Y400'(프로젝트명) 등 Ⅹ100 이후 1년 단위로 계획 중인 신차 출시에 추진력이 확보된다. 지난해 3월 복직한 무급휴직자 454명 이외에 1,900여명이나 되는 희망퇴직자들을 감쌀 수 있는 여력도 생긴다.
2009년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된 뒤 5년 넘게 쌍용차를 이끌고 있는 이유일 사장은 “내부적으로는 정했지만 Ⅹ100의 정식 차명은 출시 전 공개하겠다”며 “연간 판매량이 20만대에 도달하면 쌍용차가 완전히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글ㆍ사진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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