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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은 지금 축제 소나기... 관람객유치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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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은 지금 축제 소나기... 관람객유치 비상

입력
2014.10.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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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지역 한방테마 3대 축제 동시에… 풍기인삼·찻사발·탈춤축제도

세월호 참사여파… 봄축제 연기 탓, 국적불명 너도나도 개최도 한몫

"백지상태서 재검토… 유사축제 통폐합·주민소득증대 도모 절실"

대구약령시한방문화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이 2일 축제장 최고 인기스타로 부상한 인간마네킹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대구약령시한방문화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이 2일 축제장 최고 인기스타로 부상한 인간마네킹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행사와 축제의 계절 가을을 맞아 요즘 대구ㆍ경북지역 축제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하다. 맑고 선선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축제를 치르기에 더할 나위 없지만, 유사축제가 한꺼번에 열리면서 관람객유치에 비상이 걸린 탓이다. 관광객들은 어디부터 가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지만, 해당 지자체 관계자들의 속은 새카맣게 타 들어가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 등에 따르면 추석 이후부터 이달 말까지 시ㆍ군ㆍ구 단위 이상에서 개최하는 지역축제는 30여 개에 달한다. 게다가 읍면동이나 지역 자생단체 차원에서 여는 축제를 더하면 같은 시ㆍ군ㆍ구에서도 몇 개의 축제가 동시에 열릴 정도다.

당연히 관람객 분산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올해는 세월호참사로 연기된 일부 대형축제가 지난달부터 개막,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

개천절과 주말이 겹친 이번 주말은 가을축제의 피크 시기다.

대구지역에는 ▦대구국제패션문화페스티벌(3~5일) ▦팔공산 산중전통장터(승시, 1~6일) ▦대구약령시한방문화축제(1~5일) ▦동성로축제(3~5일) ▦패션주얼리위크(3~5일) ▦화교중화문화축제(4, 5일) 등이 잇따라 열린다. 여기에다 4일에는 달성군 사문진나루터에서 100대피아노콘서트가 열리는 등 대구는 거대한 축제장이 되고 있다.

같은 기간 경북 지역도 마찬가지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10일간의 일정으로 5일까지 계속되고, 영주 풍기인삼축제(3~9일), 문경전통찻사발축제(3~9일), ▦제12회영천한약축제(1~5일) ▦울진 금강송이축제(4~6일) 등이 펼쳐진다.

이는 전시성 축제가 많은 탓도 있지만 상반기에 열기로 한 축제가 세월호 참사로 하반기로 연기된 것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문화관광체육부 지정 최우수축제인 문경전통찻사발축제와 우수축제인 약령시한방문화축제는 모두 5월에 열기로 했던 축제다. 찻사발축제는 100만명 가까운 관람객을 동원하는 대형축제이며, 약령시한방문화축제도 도심에서 열리는 탓에 인산인해를 이루는 특급 축제다.

이들 중 약령시한방문화축제와 영천한약축제, 풍기인삼축제는 모두 한방을 테마로 하고 있어 서로 관람객 유치경쟁을 벌여야 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경남 산청한방약초축제마저 2~9일에 열린다. 지난달 20~25일 충북 제천한방바이오박람회가 열린 지 얼마 되지 않는 데다 10, 11일엔 서울약령시한방문화축제마저 예정돼 있어 모두가 ‘피해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2일 현재까지 순항중인 안동탈춤축제도 안심하기 어렵게 됐다. 마지막 피치를 올려야 할 황금연휴에 문광부 우수축제 2개가 동시에 열려 축제관계자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둘 다 나름 경쟁력 있는 축제여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분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유사축제 중복에 따른 부작용은 이미 지난달에 현실화했다.

지난달 19~21일 열린 문경오미자축제는 관람객이 지난해 절반도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같은 기간 경북지역 한 군 지역에서 열린 음악회에는 행사관계자를 제외하면 일반 관람객은 20여명에 불과했다. 72만여 명이 관람한 ‘이스탄불 in 경주 2014’가 같은 달 12~22일까지 열린 것이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많다. 이스탄불은 12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대부분 행사를 무료로 진행한 탓에 ‘대박’을 터뜨렸지만, 다른 행사는 죽을 쑤었다.

구본기 대한관광경영학회장은 “지자체들이 지역 축제를 천편일률적이고 차별성이 없는 축제를 기획해 붕어빵축제, 이벤트성 축제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며 “백지 상태에서 문제를 파악해 유사축제를 통폐합해 차별화하고, 겹치는 일정을 피해 축제의 취지를 살리면서 주민소득과 직결되는 축제로 기획하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성웅기자 ks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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